명분 없는 리그 중단…팬들을 창피하게 하는 KBO 리그 [ST스페셜]

입력2021년 07월 12일(월) 21:27 최종수정2021년 07월 12일(월) 21:27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지난해 5월, KBO 리그는 2020시즌을 개막했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등은 코로나 공포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으로 리그를 개막하고 코로나 시대 이전처럼 팀당 144경기를 진행하는 KBO 리그의 모습은 해외 야구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미국과 일본에서 KBO 리그의 중계권을 구매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나라 스포츠채널에서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를 중계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스포츠채널에서 KBO 리그를 중계하는 모습은 난생 처음보는 모습이었다. 야구팬들은 묘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야구팬들의 자부심은 창피함으로 변했다. KBO는 12일 10개 구단이 참여한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고,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 리그 30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벌어지지 않은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

KBO는 "1군 선수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68%인 두산(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과 64%인 NC(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코칭스태프 10명)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최근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리그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KBO의 설명이 야구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는데 있다. KBO 코로나19 통합 대응 매뉴얼에는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대체 선수를 투입해 리그를 진행하도록 돼 있다. '단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두산과 NC가 2군 선수들을 등록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

실제로 이전에 KBO 리그 구성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도 리그 일정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 2군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2군 동료 선수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지만, 한화는 상당기간 2군 선수들을 콜업하지 않고 한정적인 자원으로 시즌을 치렀다. 올해 들어서도 kt wiz에 코칭스태프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리그 진행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해외의 사례를 봐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팀에서 2, 3명이 아닌, 10명 이상의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상황도 벌어졌었다. 하지만 해당 팀의 경기를 연기했을지언정, 리그를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야구팬들이 지금의 리그 중단 결정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이와중에 올스타전과 국가대표 평가전은 무관중으로 정상 진행한다는 결정 역시 팬들의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이벤트전은 정상 진행하는데 평상시 진행되는 리그 경기는 중단한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결정이냐는 것이다.

리그가 재개된 이후에도 문제다. 만약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구단은 선례를 들어 리그 중단을 요구할 것이다. 그때가서 리그를 중단하면 지금과 같은 비판이 쏟아질 것이고, 중단하지 않는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예방도, 그 이후의 대응도 실망스러운 KBO와 10개 구단의 모습에 야구팬들의 실망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