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맨" 조롱에 격분한 박항서 감독 "나 아닌 선수 향한 인종차별 때문"

입력2026년 11월 06일(금) 14:29 최종수정2026년 11월 06일(금) 14:29
박항서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태국 프로축구 경기 후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적 조롱을 받은 박항서 칸차나부리 파워FC 감독이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의 매니지먼트사인 DJ매니지먼트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박 감독와 존 바지오가 태국축구협회에 공식 소명서를 제출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박 감독과 칸차나부리 선수단은 지난 1일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태국 리그2 9라운드에서 파타야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긴 뒤 상대 팀 팬들과 언쟁을 벌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칸차나부리 선수단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던 중 소란이 발생했다. 파타야 팬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에는 홈 팬들과 칸차나부리 선수단 사이에 언쟁이 오가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파타야 팬들은 박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자극하기 위해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반복해 외치고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라커룸으로 이동하던 박 감독을 향해 "헤이, 김치맨"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박 감독은 크게 분노했다. 주먹을 쥔 채 관중을 향해 "그라운드로 내려와"라며 손짓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또한 일부 관중은 칸차나부리 코칭스태프를 향해 모욕적인 제스처를 취했으며, 미드필더 존 바지오의 키를 비하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이 관중에게 항의한 직접적인 계기는 자신을 향한 조롱이 아닌 소속 선수 바지오를 향한 인종차별적 언행이었다.

바지오의 소명서에 따르면 경기 중부터 일부 상대팀 관중들은 그를 향해 지속적인 욕설과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언행은 이어졌으며, 특히 '원숭이'라는 인종차별적 표현까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바지오를 향한 모욕적인 언행을 직접 목격했고,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관중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감독에게도 한국 국적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격해졌다.

DJ매니지먼트는 "박 감독은 지도자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절제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책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의 선수가 부당한 모욕을 당하는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감독은 태국 축구와 태국 팬들을 존중하며 이번 사건이 태국 축구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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