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일부가 돼 보실래요? 이벤트석의 묘미 [st스페셜]

입력2015년 12월 16일(수) 16:09 최종수정2015년 12월 17일(목) 20:00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듀티율 역 유연석 / 사진=쇼노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종종 관객은 색다른 기분으로 공연을 관람하곤 한다. 작품의 흐름이 틀어지지 않는 선에서 그 일부가 돼 스며드는 것. 바로 '이벤트석의 힘'이다.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을 배경으로 벽을 뚫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2막의 초반 훤칠하고 잘생긴 신문팔이가 갑자기 객석에서 등장한다. 그는 한 손에 신문을 가득 쥐고 관객 사이로 씩씩하게 걷는다. 신문팔이는 무대로 올라가기 직전 관객에게 눈을 맞추거나 또는 악수를 하거나 신문을 건네주며 잔망스러운 훈훈함을 건넨다.

의외의(?) 선물을 받은 관객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관객들은 객석에서 갑자기 나타난 신문팔이를 향해 신기한 눈초리를 보내며 악수 한 번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한 관계자는 "앞자리를 예매하기 위해 관객의 티켓팅이 치열하다. 이렇게 치열한 티켓팅을 뚫고 예매하는 관객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이벤트를 드리려는 마음으로 신문을 주는 장면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또 토마스와 앨빈, 두 남자의 진한 우정을 뭉클하게 다룬 뮤지컬 '스토리 마이 라이프'에는 일명 '나비석'이 존재한다. 공식적인 이벤트석은 아니지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매니아인 일명 '솜덕'들은 이 자리를 나비석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해당 장면은 토마스와 앨빈의 이야기가 예쁜 조각보처럼 펼쳐지는 작품 속 토마스가 부르는 넘버 '나비'다.

토마스가 대학 입학을 위해 써내려간 글인 '나비(The Butterfly)'는 맑고 투명한 느낌의 가사로 한 편의 동화를 듣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넘버로 정평이 높다. 세상을 향해 모험을 떠나는 나비의 이야기로, 눈앞에 있는 한 마리의 나비를 관찰하는 토마스와 앨빈의 시선은 나비석을 탄생시켰다. 관객 한 명은 '나비' 속 나비가 되어 두 사람의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되는데 덕분에 객석은 순식간에 작고 하찮은 나비가 되었다가, 두려운 파도에 맞서 세상을 향해가는 대단한 나비가 되기도 한다.

최근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나비석의 주인공이었던 한 관객은 "나비석에 앉으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라면서 "앨빈이 나비라는 존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 느낄 수 있어서 작품과 캐릭터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된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이러한 이벤트석이 언제나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장면을 통해 관객을 무대로 살짝 끌어당기는 힘은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으로 큰 여운을 남기는 것이 분명하다.


박보라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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