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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안성기 / 사진=SBS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배우 안성기 캡처 |
9일 SBS에서는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배우 안성기'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선 안성기의 연기 발자취가 조명됐다. 69년간 170여편에 출연했던 안성기는 한국 영화계의 역사였다. 모든 역할이 가능했던, 채색이 가능했던 배우로 많은 영화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안성기의 생전 인터뷰도 공개됐다. 지난 2010년 그는 "결정적으로 멜로를 안 하게 된 건. 80년대는 사랑 이야기 말고 해야될 이야기가 많았다.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영화를 통해 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대중과 소통하는 작품에도 출연한 안성기였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보여준 '투캅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 국민 배우로 자리잡은 그다. 안성기는 "국민배우가 맞는 것 같다. 팬클럽도 없고, 국민이 팬이니까"라며 "국민 배우처럼 잘 살라는 애정 같다. 착실하게 배우로서 작품으로서 잘 보여지게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38년간 커피 광고 모델을 하고, 유니세프 친선대사로도 활동한 안성기. 배창호 감독은 "안성기가 어느날 우리 집에 찾아왔다. 커피 CF가 들어왔는데 해야할지 말지 고민하더라. 연기에 소홀해질까봐"라는 비화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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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는 '무사' '실미도' 등 힘든 장면도 직접 몸으로 뛰고 준비했다. 영화 '사냥'을 함께 한 한예리도 "저랑 '사냥'을 할 때도 저를 엎고 뛰셨다. 줄넘기 같이 할 때도. 지각도 없고 빠지는 것도 없다. 항상 성실하게 해주셨다. 저렇게 대배우도 저렇게 열심히 작업하는데 나도 열심히 작업해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눈물을 흘리며 "너무 힘들어서 반문했더니 선배님께서 '사랑하니까 그래.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연기를 사랑하니까 계속해야지. 계속하는 수밖에 없지 뭐'라고 하더라. 그러고 소주를 들이켜고 나가서 그 비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무명배우도 챙기고, 노 개런티로 영화에 참여하며 영화계를 진심으로 아꼈던 안성기. 한예리는 "건강이 안 좋아지셨을 때 어디 다녀왔다, 보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면 '고맙다' '나도 가고 싶다'고 하셨다"며 "왜 이렇게 빨리 가셔서"라며 눈물을 흘렸다.
안성기는 지난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6개월 만에 재발했다. 투병 중에도 연기 열정을 놓지 않았다. 안성기는 "최근 들어 시간과 나이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제 건강 너무 걱정들 많이 해주시는데 아주 좋아지고 있고 또 새로운 영화로 뵙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복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영화 '탄생'은 그의 유작이 됐다. 촬영 당시를 회상하던 박흥식 감독에 따르면 안성기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여러차례 멈춰야 했다고. 감독은 "모니터를 보고 엄청 울었다. 이게 마지막 작품이 되는 게 아닌가란 두려움이 몰려왔다"며 '그 자리에 전혀 미동도 없이 꼿꼿하게 앉아계셨다. '나 하겠어'라고. 마지막 작품이 우리 작품이 되어버렸으니까"라고 슬퍼했다.
방송 말미 지난 2017년 데뷔 6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진행된 안성기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그는 "일단 오래하는 게 꿈이다. 우리 후배들이 저 정도까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겠구나, 저 자신을 위해나 후배들을 위해서 해야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9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식사 도중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자택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중환자실에서 치료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장례는 5일간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9일 오전 서울시 중구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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