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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클로저 제작발표회 / 사진=권광일 기자 |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연극 '클로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오만석, 배수빈, 홍우진, 최강희, 리사, 장희진, 홍종현, 강영석, 이도윤, 소주연, 이나은과 김지호 연출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클로저'는 영국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5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1990년대 런던에서 만난 래리, 안나, 댄, 앨리스 네 남녀가 사랑하고 상처받으며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국내에서도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오는 15일부터 12월 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에 이어 김지호 연출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배우진에는 래리 역에 오만석·배수빈·홍우진, 안나 역에 최강희·리사·장희진, 댄 역에 홍종현·강영석·이도윤, 앨리스 역에 소주연·이나은이 참여한다.
김지호 연출은 두 번째 시즌의 가장 큰 변화로 '표현의 방식'을 꼽았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조금 더 다듬고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데서 표현되는 것을 찾으려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쪽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이 차갑고 이성적으로 사랑을 시작했다면 이번 시즌은 굉장히 뜨겁고 치열하게 배우들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온도 차이에서 오는 표현의 방법과 한 명 한 명의 인물들의 성격과 감정이 훨씬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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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석, 배수빈, 홍우진 / 사진=권광일 기자 |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개성 역시 이번 시즌의 중요한 변화다. 김 연출은 "같은 작업을 전혀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연습 과정에서 굉장히 큰 행운이다. 연습실이 지루해질 틈이 없고 머리를 쉴 틈도 없다"고 전했다.
캐릭터의 이미지 역시 현재의 시대에 맞게 새롭게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김 연출은 "댄이나 래리 같은 남자 캐릭터들은 이미지를 조금 더 지금의 시대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을 표현해줄 배우들을 찾았다. 안나와 앨리스 역시 각자의 캐릭터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영화 '클로저'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연극만의 결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김 연출은 영화가 상대적으로 멜로 드라마와 사랑에 가까운 작품으로 기억된다면, 연극은 사랑의 이면을 보다 날것으로 들여다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극 '클로저'는 사랑 이야기지만 달콤하거나 끈적하지 않다"며 "사랑에 대한 연민과 냉소를 동시에 품고 바라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를 비웃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도 끝없이 사랑할 수 있는 이중적인 모습, 미워함과 사랑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들이 조금 더 날것으로 표현된다"고 했다.
원작이 199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현재와의 시대적 간극을 어떻게 표현할지도 관심사다. 김 연출은 시대가 달라져도 사랑으로 상처받는 인간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만석 역시 "30년 전 젊은 세대가 사랑을 나누고 받아들이는 방식과 지금은 조금씩 달라졌다"며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나 방식도 변했다"고 공감했다. 다만 그는 "그런 시대적 차이를 강조하기보다는 인물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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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희, 리사, 장희진 / 사진=권광일 기자 |
배우들에게도 이번 '클로저'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최강희와 리사는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영화 '클로저'를 계기로 연극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는 공통점을 밝혔다.
최강희는 영화 '클로저'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다며 "음악이 나오면서 시작하는 그 영화가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고 전했다. 연기 활동을 다시 이어갈 작품을 고민하던 중, 좋아했던 영화의 연극이라는 점과 새로운 무대에 대한 도전이 맞물리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그는 "주변 배우들의 추천과 격려가 도전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리사 역시 '클로저'로 첫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그는 "뮤지컬만 하다가 음악 없이 대사만으로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고 연기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지금, 연극을 한다면 첫 작품으로 '클로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김지호 연출과 함께하게 된 점도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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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은, 소주연 / 사진=권광일 기자 |
홍종현과 이나은 역시 영화 '클로저'에 대한 기억을 출연 계기로 꼽았다. 이나은은 연극 데뷔작으로 '클로저'를 선택한 것에 대해 "부담이라기보다 색다른 도전이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홍종현은 어린 시절 봤던 영화 '클로저'를 다시 찾아봤다며 "어렸을 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극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하지 못했다"며 "함께하게 된 배우들이 워낙 좋은 분들이라 이분들과 함께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수빈에게도 '클로저'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작품이었다. 그는 "'클로저'를 로맨스나 멜로물로 알고 있었는데 연습을 하면서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나씩 찾아가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들에게는 방대한 대사량과 밀도 높은 관계의 표현도 새로운 과제였다. 이도윤은 "지문은 정말 적은데 대사량은 방대했다"며 "대사 한마디 한마디마다 호흡이 계속 바뀌고 관계 안에서 표현이 이뤄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면서도 설렘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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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현, 강영석, 이도윤 / 사진=권광일 기자 |
강영석은 "다시 연극을 서게 된 소감은 좋다. 제가 사랑하는 연극을 또 할 수 있어서 좋다.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배우들이 꼽은 연습실 분위기는 작품과는 대조적으로 유쾌했다. 배우들은 함께 MT를 다녀온 일부터 연습실에 나타난 초파리를 잡기 위해 전기 파리채를 들고 고군분투한 일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서로 가까워진 분위기를 보여줬다.
특히 리사와 이나은이 맡은 앨리스와 관련해서는 작품 속 키스 장면을 두고 배우들이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리사는 "10초간의 키스신이 있는데 아직도 각도를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더 리얼하게 보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호 연출은 이번 시즌을 두고 "첫사랑처럼 준비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새로운 배우들과 처음 만난다는 의미에서 시작했지만, 익숙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며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출은 "작품의 톤이나 장르 자체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게 잡고 있지 않다"며 "다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지난 시즌보다 조금 더 솔직하게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번역 과정에서 작품의 대사가 지나치게 거칠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원작이 기억하는 만큼 그렇게까지 거칠지는 않다"며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모두 그런 오해들을 걷어내고 굉장히 매트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지호 연출은 "클로저는 사랑 이야기지만 사실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새로운 배우들의 개성과 보다 솔직해진 감정 표현을 앞세운 '클로저'가 30년 전 쓰인 사랑 이야기를 2026년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새롭게 전달할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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