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명단 발표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은 내달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9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최종 10차전 홈 경기를 펼친다.

현재 한국은 4승 4무(승점 16)를 기록,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쿠웨이트전의 결과와 상관 없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할 경우 순위가 떨어져 4차 예선으로 가게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어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먼저 홍명보 감독은 "더운 날씨와 체력적인 부담, 준비 기간 등 모든 것을 감안해서 선수를 선발했고,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순위에 놓고 선수를 선발했다"며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번 대표팀엔 배준호(스토크 시티)와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민혁(퀸즈 파크 레인저스) 등의 어린 해외파 자원들이 제외됐다. 홍명보 감독은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 선수 같은 경우는 지난 3일 경기를 끝으로 한 달 정도를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선수들의 경기력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불가피하게 선발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진규(전북 현대), 김주성, 최준, 문선민(이상 서울) 등의 국내파 자원들은 대거 합류했다. K리그 득점 1위 전진우(전북)도 처음으로 발탁됐다.

홍명보 감독은 "김진규 선수 등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많이 뽑았는데, 준비되어 있는 선수한테 기회가 가는 게 맞다라고 생각해서 선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이번에도 제외됐다.

손흥민은 현재 몸이 좋지 못하다. 최근 발 부상으로 지난달 11일 프랑크 푸르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2차전 이후 7경기 연속 결장했고, 복귀해서도 풀타임 출전 경기는 없었다.

특히 이날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도 결장하면서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또한 최근 외부적인 잡음도 있었다. 한 여성과 그 공범으로부터 임신을 빌미로 협박 당한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났고, 아버지 손웅정 씨의 출전 정지 징계 등 그라운드 바깥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발 부상에 관해선 손흥민과 소통을 했고, 큰 문제는 없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출전시킬 것이다"라며 "외부적인 부분은 제가 관여할 바 아니다. 우승 경기 끝나고 손흥민 선수와 소통했고, 그 부분에 있어선 경기 뛰는 것엔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반 년 정도 왼쪽 발목 아킬레스 건염을 겪고 있었지만,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대표팀 경기를 병행했다. 하지만 결국 탈이 났고, 지난 4월 말부터 결장 중이다. 지난 3월 A매치 소집 제외에 이어 이번에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소통하고 관찰하면서 계속 지켜봤지만, 아직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했다"며 "(김민재 선수는) 대표팀에 책임감과 사명을 갖고 있는 선수지만, 앞으로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하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경기에선 상대의 밀집수비때문에 고전을 했는데 전술적인 패턴이나 변화가 있는지?

밀집 수비를 깨뜨리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아무래도 지난 경기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고, 보완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양상이 펼쳐질 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꾸준하게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따로 연구하고 연습해서 선수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Q. 손흥민은 부상뿐 아니라 외적인 요소가 있었는데?

제가 관여할 바 아니다. 우승 경기 끝나고 손흥민 선수와 소통했고, 그 부분에 있어선 경기 뛰는 것엔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가 나왔다.

Q.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고 있는 이강인, 황희찬이랑은 어떤 커뮤니케이션이?

선수에 있어서 출전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조합을 해서 판단했다. 그 선수들은 어려운 경기에서 분명히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Q. 전진우에게 기대한 점은?

전진우 선수는 득점도 가장 많이 하고 있고, 득점 외에도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다고 봤다. 시즌 초반엔 사이드에서 일대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엔 포켓 안에서 플레이하는 점이 되게 좋아보였다. 그리고 그 플레이가 우리 대표팀 공격과 흡사하기에 발탁했다.

Q. 늘 공격수 3명을 발탁했었는데, 이번에 주민규가 빠진 채 2명만 뽑은 이유는?

주민규가 좋지 못해서 뺀 건 아니다. 하지만 어웨이 경기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스피드를 가진 선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팀의 여러 밸런스적인 부분들을 고려했을 때 발탁하지 않았다.

Q. 손흥민의 발상태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했는데 어떻게 봤는지?

유로파 우승을 했고, 그 팀의 주장을 맡고 있어서 굉장히 기쁘고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가 긴 시간을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챔피언이 되는 것인데, 정말 축하할 일이다.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발 부상에 관해선 손흥민과 소통을 했는데, 큰 문제는 없다라는 얘기를 했다. 경기에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팀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Q. 본선행이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월드컵이 1년 정도 남았다. 스케쥴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머릿 속에는 계획이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직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목표를 이룬 다음에 말씀드려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 오직 이번 경기들에만 집중하겠다.

Q. 이번 대표팀엔 유럽파 선수들이 많이 빠져 있다. 힘을 빼고 간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빠지고 K리그 선수들이 들어가는 것이 힘을 빼는 것은 아니다. 그 선수들이 K리그 선수들보다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해 6월달에 이런 경험도 있어서 이 부분을 꼼꼼하게 살핀 뒤 발탁한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좋은 능력과 재능들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것이고, 뭐가 필요한 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재능보단 팀 스포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3선 포지션에 고민이 많았는데, 어떤 기준을 잡고 뽑았는지?

황인범 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뤄왔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옐로카드가 있다. 다음 경기를 출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뽑았다. 원두재 선수와 박진섭 선수는 스타일이 달라서 경기에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김진규 선수는 현재 리그에서 경쟁력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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