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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권광일 기자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A매치 평가전에서 튀니지를 4-0으로 격파했다.
이날 '주장' 손흥민은 부상 관리 차원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2선에는 황희찬, 이강인, 이재성이 선발로 나섰고,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찼다.
전반전과 후반전 극명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전 튀니지를 상대로 우위를 점했으나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함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 이강인이 우측면으로 배치되며 공격이 살아났다. 대표팀은 우측면 이강인의 개인 능력을 앞세워 상대를 공략했다.
공격을 이끈 이강인을 이날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후반 10분 프리킥 선제골을 터트리더니 2분 뒤에는 조규성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터닝슛으로 단 숨에 경기를 2-0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21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크로스를 김민재가 헤더로 돌려놓았고, 상대 수비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더한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 1분 앞서 교체 투입된 황의조가 6월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 후 득점을 터트리며 승부의 쐐기를 더헀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부임 후 외유 논란으로 비판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까지 승리가 없었다. 지난 9월 A매치 두 번쨰 경기였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0 신승을 거두며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는 홈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너무나도 만족스럽고 기분 좋은 경기였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지난 3일 동안 훈련장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 이야기했는데 맞아떨어졌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상대와의 1대1 상황에서 부딪히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며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도 이렇게까지 경기력이 좋을 수 있을까 느낀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경기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을 두고는 "휴식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근육 상태가 100%가 아니다.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선수가 출전 의사가 강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앞으로 아시안컵도 있고, 당장은 월드컵 지역 예선도 치러야 한다.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찬 김민재에 대해 "그는 이미 준비된 리더"라며 "운동장, 훈련장 안에서 보여주는 모습만으로도 알 수 있다. 김민재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팀에는 손흥민과 김민재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리더들이 필요하다. 현재 두 선수 외에도 이재성이 있고, 황희찬은 더 성숙해지고 있다. 중요한 건 팀으로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황인범이 경기 전 부상으로 인해 나설 수 없다고 그랬다. 경기 시작 직전 홍현석을 선발로 내세웠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니 부담없이 즐기라고 말했는데 그대로 보여줬다. 선배들이 다쳤을 때 후배들이 오늘처럼 활약한다면 아시안컵까지 여정에서 우리는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튀니지를 꺾을 수 있던데는 이강인의 활약이 중요했다. 이강인은 A매치 15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트렸고, 추가골까지 뽑아내며 2골 1도움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미 손흥민을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에게 '겸손함'을 요구했다. 그는 "사실 이런 문화가 새롭다. 한 선수에게 집중적인 환호가 쏟아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워한 뒤 "파리 생제르맹이 그를 영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이강인에게 새로운 장이 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경쟁한다. 매일 압박과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 안에서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강인에게 이렇게 많은 집중이 쏠리는 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다. 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그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강인 역시 더 겸손하고 배고프며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과 함께하는 것은 늘 즐겁다. 그는 항상 웃음기 가득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한다. 오늘 좋은 못브을 보여줘 정말 기쁘다. 오늘 그는 경기장에서 열정과 열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해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전도 나쁘지 않았다. 골문 앞 결정력이 부족했다. 슈팅 몇차례 있었지만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후반전 시작 전 선수들에게 전반전 경기력을 유지하며 측면 뒷공간을 활용하자고 말헀고, 이강인이 상대를 흔들며 프리킥을 얻었다. 선수들에게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하자고 주문한 것이 통했다"며 "중요한 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기고 재밌게 플레이해야 한다. 이강인은 상당히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때 100% 기량을 바뤼할 환경이 된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100%를 쏟아붓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오늘 그런 부분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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