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신화' 김경문 감독, 이번에는 혹사만 남겼다 [ST스페셜]

입력2021년 08월 07일(토) 17:49 최종수정2021년 08월 07일(토) 17:49
김경문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대신 투수들의 혹사만 남겼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오후 12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4위를 기록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디펜딩챔피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게 됐다.

이러한 한국의 부진은 잘못된 마운드 운영에서부터 기인됐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류현진, 김광현 등 S급 선발투수 자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에서는 검증된 선발투수가 없었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 자원을 최대한 많이 뽑아 롱릴리프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두 명의 선발투수들로 '1+1' 전략을 펼쳐 이닝을 최대한 소화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최초 전략과 달리 롱릴리프 활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고영표, 이의리 등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펼쳤고 1,2점차 혹은 동점 등 타이트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 대신 전문 불펜투수들을 투입시켰다.

그러나 전문 불펜 요원은 오승환, 고우석, 조상우 뿐이었다. 좌완 불펜요원으로 뽑힌 김진욱은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소화하다 이제 막 불펜으로 전업한 새내기였다. 오승환은 마무리투수였기에 6회부터 8회까지 책임질 역할은 고스란히 조상우와 고우석, 두 투수에게 돌아갔다.
조상우 / 사진=Gettyimages 제공

결국 조상우는 7경기에서 6경기 출전해 총 146구를 던졌다. 7일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는 45개를 던졌다. 엄청난 혹사가 대회 내내 이어졌다.

고우석의 팔도 안전하지 않았다. 도미니카전에 3번째 투수로 등판해 2.1이닝 동안 40구를 던졌다. LG 트윈스에서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이 갑자기 롱릴리프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조상우와 고우석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일본, 미국, 도미니카전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전문 불펜 자원의 부족 속에 대체 자원 없이 고우석과 조상우, 오승환에게만 의존하다 생긴 참사였다. 고우석은 일본전, 조상우는 미국전, 오승환은 도미니카전에 차례대로 무너졌다.

그 사이, 원래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투수들은 자신의 루틴과 상관 없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짧은 텀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적어도 5일 간격으로 등판하던 선발투수들은 매 경기 불펜에서 대기하며 몸을 풀어야 했다.

미래를 위한 자원들도 혹사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만 19세의 이의리는 도미니카전 등판 뒤 3일 휴식 후 미국전에 선발등판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4일 휴식 후 등판도 한 차례 없었던 이의리는 졸지에 평소보다 적은 휴식 속에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게 됐다.

불펜투수는 마구잡이로, 선발투수는 적은 휴식 속에 다같이 혹사를 당했다. 그러나 김경문호에는 메달이 없었다. 베이징올림픽 신화를 써 내려갔던 김경문 감독은 도쿄에서 혹사만 남기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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