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비, 워터밤 여신을 넘어서 [인터뷰]

입력2026년 09월 04일(금) 11:30 최종수정2026년 09월 04일(금) 10:54
권은비 인터뷰 / 사진=RBW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또 다른 권은비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머퀸'이라는 수식어 외에도 다른 걸 보여드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권은비는 3일 새 디지털 싱글 '데자부(DEJAVU)' 발매하며 1년 4개월 만에 컴백했다.

오랜만의 신보인 동시에 RBW로 이적 후 내는 첫 앨범인 만큼, 권은비는 신보에 새로움을 가득 담았다. 그는 "장르도 그렇고, 그동안 안 보여줬던 권은비의 새로운 이미지를 많이 시도했다. 새롭다고 느끼신다면 저의 목표는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곡 '데자부'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경쾌한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산뜻한 디스코 팝이다. 낯설지만 익숙한 끌림,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담아냈다.

그동안 강렬하고 화려한 모습을 어필해왔던 권은비는 이번에는 감성적이면서 몽환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권은비는 "제가 무대에서는 세고 강렬한 이미지라면 무대 아래서는 털털하고 에너지 있고 밝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대 아래서의 권은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에 맞게 음악 스타일도 변화했다. 권은비는 "그동안 항상 고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새롭게 들으실까 해서 음색 톤이나 발음에서 못 들어봤던 느낌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면서 "'데자부'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니까 꿈속에서 본 듯한 기분 좋은 감정을 넣으려고 했다. '꿀 보이스'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퍼포먼스도 달라졌다. 권은비는 "제가 항상 어디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든가, 도구를 쓴다든가 묘기들을 많이 펼쳤는데 이번에는 보시기 편하게끔 노래와 잘 어울리는 무드로 살랑살랑한 춤선을 준비했다. 훅 같은 포인트도 제가 이렇게까지 이지하게 안무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좀 더 달라 보이지 않나 싶다"고 했다.
권은비 인터뷰 / 사진=RBW 제공

이 같은 도전 뒤에는 권은비를 믿고 든든히 지원해 준 소속사가 있었다. 소속사 이적이 변신의 동력이 된 셈. 권은비는 "음악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눈 회사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서포트해 주시기도 해서 음악적으로 재밌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 "대표님이 프로듀서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게 많으셔서 즐겁게 얘기를 나눴다. 새로운 앨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주셔서 많이 배우면서 앨범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중분들이 생각하는 권은비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거 말고 권은비 씨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아티스트라서 다른 걸 해도 되겠다' 해주셨다. 저도 제 안의 또 다른 추구미가 꿈틀꿈틀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권은비는 '워터밤 여신' '서머퀸' 등 강렬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의도는 없었는데 이번이 너무 다른 이미지라 '워터밤 이미지를 지우려고 하나?' 생각하실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워터밤', '서머퀸' 수식어는 너무 좋고 감사하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니까. 하지만 그 외에도 앨범으로 더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해서 새로운 장르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권은비는 '또 다른 권은비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앨범 전반에 담아냈다. 다만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만든 첫 앨범이라 부담감도 크다고. 그는 "사실 뭐가 맞는지는 열어봐야 아는 거라 부담도 크고 기대도 된다. 근데 제가 정말 재밌어하고 해보고 싶은 걸 한 앨범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수치로 따지면 90%다.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도 행복했다. 제가 지금까지 무대를 했을 때 편히 웃은 적이 없었다. 이제 진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무대가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게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남은 10%는 성공의 여부다. 대중분들이 채워주실 것 같다"면서 "사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이 많이 없는데 그래도 일단 '언더워터(Underwater)' 한 곡이 있으니까. 그 곡이 차트 순위권에 100위에서 99위 이렇게 왔다 갔다 했다. 순위권 안에만 들어가면 정말 큰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덧댔다.

다행히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권은비는 "최근에 사전 녹화를 하나 했는데 팬분들이 '권은비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하시면서 너무 좋아해 주시는 거다. 무대 아래의 권은비를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많아서 만족한 팬들이 많았다. '우리가 마음이 같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대 아래 진짜 권은비의 모습은 어떨까. 권은비는 "저를 몰랐던 사람들이 실제로 보면 하는 말이 다 비슷하다. 차가워 보일 줄 알았는데 털털하고 시원시원하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사람들이 보는 이미지가 '냉소적일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더라. 왜 차가워 보이는지 저도 궁금하고 고민이다. 제가 원하는 게 확실할 뿐이지 차가운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진짜 하나도 안 차갑다. 제 짤 중에 '눈빛이 싸가지가 없어 보인다'는 게 있다. 사실 대놓고 그런 얘길 들으니까 당황스러웠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편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고 싶다"면서 "저도 눈빛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적은 있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긴장감을 내려놓으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고 해명했다.
권은비 인터뷰 / 사진=RBW 제공

권은비는 어느덧 데뷔 12주년을 넘겼다. 2014년 걸그룹 예아 데뷔를 시작으로 2018년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를 통해 아이즈원의 리더로 활동을 했고, 2021년부터는 솔로 가수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권은비는 "아이즈원 때는 많이 시도해 본 시기인 것 같다. 어리니까 뭘 해도 다 잘 흡수되는 시기가 아니었나. 그리고 팀원들과의 시너지나 다채로운 매력이 있었다면 1기 권은비(울림엔터테인먼트 솔로 시기)는 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솔로 앨범을 내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 이제 2기 권은비(RBW 시기)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했을 때 행복한지 경험을 통해 느끼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거치면서 권은비는 의외로 자신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안 그럴 것 같은데 귀여운 게 있으면 너무 귀여워하고 너무 사고 싶고 선물해 주고 싶더라. 새롭게 알게 됐다. 해외에 가면 캐릭터 상품 파는 곳을 꼭 간다. 그런 것들을 왕창 사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런 걸 좋아했구나' 생각이 들더라. 아이즈원 때는 리더다 보니까 언니인 척을 했던 것 같다. 사실 내 안에도 잠재돼 있는 귀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2기라 정의 내린 솔로 권은비는 앞으로도 계속 다채롭게 자신을 찾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갖고 있는 자아가 많다. 이거 했을 때도 재밌고 워터밤 해도 재밌고 다 재밌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전했다.

"연예계 활동을 막상 해보니까 무탈하게 꾸준히 하는 게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오래오래 활동하는 선배님들 보면서 '건강한 멘탈로 사고 없이 오래 활동하고 싶다'가 크게 생긴 목표인 것 같아요.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권은비 인터뷰 / 사진=RBW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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