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이 한국에 혼성 단체전 2연패를 안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비결을 알 수 있었다.

김우진-임시현은 2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전에서 독일을 세트 승점 6-0(38-35 36-35 36-35)으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양궁 혼성 단체전은 2020 도쿄 대회에서 도입됐다. 당시 김제덕-안산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우진-임시현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김우진과 임시현은 각각 남녀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더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펜싱의 오상욱의 뒤를 이은 한국의 2, 3호 2관왕이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는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임시현은 "(김)우진 오빠와 혼성을 하게 됐는데 든든하게 경기했다. 마음 편하게 하다 보니 경기가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우진은 "혼성이 가장 어려운 경기다. 나라별 한 명씩 에이스가 있고 그 선수들이 나오는 경기다. 부담이 됐을 텐데 잘 쏴준 (임)시현이에게 고맙다"고 답했다.

결과는 우승이지만 순간순간 위험한 순간이 여럿 있었다. 임시현은 "고비는 매 순간 있었다. 그래도 (김)우진 오빠가 제가 실수발을 쏠 때마다 뒤에서 '내가 해줄 테니까 믿고 쏴'라고 해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고 공을 김우진에게 돌렸다.

8강 이탈리아전이 제일 힘겨웠다. 한국은 1세트에서 34점을 쐈고, 이탈리아가 38점을 기록하며 선취점을 따냈다. 이후 김우진은 8강 이탈리아전에서 2세트부터 4세트까지 6발 모두 10점을 쏘며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임시현은 "내가 이런 분이랑 혼성을 하다니. 정말 영광스러웠다. 잘 쏴줘서 감사하다"고 김우진을 보며 웃었다.

이에 김우진은 "저도 많이 긴장을 하고 쐈다. 임시현이 물론 실수발이 있긴 했지만 앞 (경기)에서 10점을 많이 쏴줬다. 그게 길목이 되어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현이 실수발을 많이 쏜 것이 아니다. 임시현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경기를 하다보면 그날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있고 아닌 선수가 있다. 이를 잘 맞춰간다면 오늘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임시현을 감쌌다.

둘은 경기 내내 대화를 나누며 시위를 당겼다. 김우진은 "주로 이야기한 건 '우리가 할 것들만 하자'다. 그리고 임시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괜찮아 오빠가 10점 쏠 테니 오빠 믿고 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제 두 선수는 남녀 개인전까지 3관왕에 도전한다.

김우진은 "올림픽 세 번 출전하면서 아직 개인전 메달을 얻지 못했다. 기회가 온 만큼 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언제나 욕심은 화를 부르기 때문에 처음 말씀했던 것 같이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임시현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욕심 버리고 제가 준비한 것을 하면 결과도 잘 따라올 것이다. 내일 있을 경기도 자신 있게 하겠다"고 답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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