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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쥐 설경구 / 사진=넷플릭스 제공 |
설경구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에서 사채업자 노자 역으로 분했다. 1967년생인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뜻하지 않은(?) 추격 액션 연기로 격한 몸고생을 경험해야 했다.
오히려 20살 어린 까마득한 후배 류준열은 압도적으로 적은 액션 분량 덕분에 설경구의 유쾌한 얄미움(?)을 사고 말았다. 설경구는 "초반에 문재(류준열 분)가 목이 졸려 기절하는데 그냥 자더라. 해결은 내가 다 하고. '젊은 놈 놔두고 왜 내가 상황을 정리해야 하냐'고 투덜거렸다(웃음)"라며 능청스럽게 당시를 회상했다.
답답한 문재의 뒤처리를 전담하며 힘들긴 했지만 과정 자체는 재미있었다고. 그는 "계속 뛰어야 해서 걱정이 되긴 했다. 특히 밤에 뛰는 장면이 많아서 안전장치를 다 해놓았음에도 바닥에 뭐가 도사리고 있을지 몰라 걱정이 많았다. 대나무밭에서는 정말 잘못하면 발목이 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왜 액션을 젊은 친구 대신 제게 줬는지 모르겠지만(웃음) 주어진 이상 해야 했고, 또 재미있게 촬영을 마쳤다"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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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문재와 들쥐 1인 2역을 연기한 류준열과 긴 호흡을 맞추게 된 설경구는 그에 대해 "대화를 많이 했는데 호기심도 많다. 작품 외적인 사람 이야기 등을 하니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특히나 류준열은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을 넘어 '1인 다역'을 연기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류준열의 얼굴을 설경구 역시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그는 "(류준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게 개성 강하면서도 일반적인 얼굴이라는 점이다. 우리 작품은 대단한 인물이 아닌, 조금은 비어 보이는 일반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라며 극찬했다.
그런 류준열뿐만 아니라 설경구는 그간 임시완, 홍경, 변요한 등 다양한 브로맨스·버디물에서 남자 배우들과 남다른 연기 케미스트리를 선보여왔다. 남자 후배들과 유달리 거칠고 야생적인 설경구표 연기의 매력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케미의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설경구는 "나는 이기려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배우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내가 돋보이려 하는 마음이 1도 없다는 뜻이다. 상대 배우가 돋보여야 나도 잘 되는 거라 생각한다"면서 주고받는 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설경구의 연기는 '야생적'이고 '날것'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관객이 이러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말 그대로 생생한 라이브의 맛이 살아있는 연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현장에 '답'을 가지고 가지 않는다. 좋게 말하자면 상대의 연기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제 것을 고집하는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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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연출적 상상이나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준비'를 하게 되지만, 오히려 설경구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지 않았다. 상대와 호흡을 주고받는 것에 집중하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편이라고.
'들쥐'는 내가 타인으로 대체되고 삶을 빼앗기게 되는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라는 직업도 어쩌면 비슷한 결의 공포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 다만 세월이 준 연륜과 여유가 설경구의 공포를 덜어놓았다. 그는 "예전에는 '날 안 찾으면 어쩌지?' 싶었지만 그때보다는 지금 많이 편해졌다"면서 "언젠가는 편하게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 내려놓는 건 아니더라도 그런 과정이 있다면 편하게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연하게 말했다.
"나이를 먹는 것도 있고, 이 일이 제일 좋은데 때가 된다면 그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죠. 집착하고 오기 부리는 것보다 내려오는 과정도 멋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죽을 때도 멋지게 죽고 싶죠. 의연하게."
충무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베테랑 연기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설경구도 연기를 내려놓게 될 순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옛날에 비해 술이 줄기도 하고 줄이기도 했는데, 술은 조금씩이라도 죽을 때까지 먹고 싶다. 이쪽 일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다. 작은 역할이라도 현장이 너무 좋다. 부담도, 스트레스도, 짜증도 많지만 희로애락이 모두 있는 곳이 촬영장이다. 그렇기에 작게라도 현장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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