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악이 없다더라"…채서안, '멋진 신세계'로 얻은 성장 [인터뷰]

입력2026년 06월 23일(화) 17:11 최종수정2026년 06월 23일(화) 17:11
멋진 신세계 채서안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채서안은 솔직함과 털털한 매력으로 인터뷰 현장을 가득 채웠다. 작품 속에서는 재벌가 3세 모태희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캐릭터의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달리 유쾌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배우였다. 꾸밈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습에서는 연기에 대한 진심과 앞으로의 성장을 향한 욕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채서안은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극본 강현주·연출 한태섭)에서 모태희 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극 중 모창그룹 3세 모태희는 부와 명예에서 비롯된 자신감과 남다른 승부욕을 지닌 인물이다. 특히 차세계와의 정략결혼을 위해 차세계와 신서리(임지연) 사이를 파고들며 멜로 라인에 훼방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채서안은 작품을 마친 소감에 대해 "시청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멋진 신세계'를 사랑해주셔서 저도 기분이 좋다"며 "선배님들 덕분에 저까지 각광받는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태희가 쉽게 응원받기 어려운 인물이었던 만큼, 채서안 역시 모태희에 대한 반응을 조심스럽게 지켜봤다. 그는 "사실 모태희라는 인물이 사랑받을 수 있는 역할은 아니다 보니까 인기가 있으려나 싶었다"며 "연애 프로그램으로 치면 두 남녀 사이를 파고드는 '메기' 역할이다 보니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요즘에는 조금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태희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 채서안은 모태희가 재벌가 인물이지만 단순히 화려한 스타일이 아닌, 상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흑과 백을 보여주는 조합으로 컬러 매치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작가님도 스타일링에 많이 참여해주셨다"며 "끝까지 태희가 적군인지 아군인지 헷갈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차세계와 잘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건지 그런 부분들이 스타일링에도 녹아들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서리가 레드라면 저는 흑 아니면 백이었다"며 "재벌이라고 해서 항상 각 잡힌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멋진 신세계 채서안 / 사진=DB

상대에 따라 스타일링을 다르게 가져간 것도 이유가 있었다. 채서안은 "부모님이나 할아버지를 대할 때는 차분하고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차세계를 찾아갈 때는 매력을 어필하는 지적인 느낌, 최문도(장승조)에게는 홀리는 느낌, 신서리에게는 '내가 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파티 장면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여유롭고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상대라고 생각해서 차분하게 갔다"며 "하지만 클라이맥스 파티 장면에서는 머리를 높게 묶었다. 그건 모태희가 느끼는 욕망과 집착의 꼭대기라고 생각했다. 힘을 빼고 갈 수도 있었지만 강렬하게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보조개' 관련 댓글이었다. 채서안은 "태희의 보조개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는 반응이 기억난다"며 "악역인데 귀여운 모습이 같이 보인다는 반응이 좋았다"고 웃었다. 또한 "임지연 선배님이 전작에서 강한 이미지가 있다 보니 '연진이가 나온다'는 댓글도 있었는데, 외국 팬분들까지 그런 반응을 보여주셔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는 차세계와 대립했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따뜻했다. 채서안은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임지연 선배님은 이미지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긴장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강아지 같았다. 하나도 안 무서웠다"며 "스태프들도 '너무 귀여운 강아지 같다'고 하셨다. 연진이가 무서운 거지 서리는 귀여운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승조 선배님은 정말 젠틀하고 스윗하셨다. 전작들을 보면서 기대가 컸는데 다정하게 받아주셨다"며 "더울 때 손선풍기도 빌려주시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또한 "윤병희 선배님은 정말 웃기다.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며 "마지막 화에 허남준 선배님, 윤병희 선배님과 같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두 분이 웃기려고 하는 걸 참기가 너무 어려웠다. 숨소리조차 웃겼다. 또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멋진 신세계 채서안 / 사진=DB

허남준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는 계속 거절당하는 관계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쾌한 분위기였다고. 채서안은 "허남준 선배님과는 다음에는 쌍방으로 사랑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현장에서는 굉장히 개구지고 수다쟁이다. 전혀 차세계가 없어서 계속 차이는 장면을 찍어도 상처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는 저도 진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주고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멋진 신세계'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힘을 꼽았다. 채서안은 "선배님들의 출중한 연기력과 현장 스태프분들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제주도 촬영도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수고로움이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은 연출적으로 정말 세심하고 분석적이셨다. 허투루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며 "작가님 대본도 연결성이 엄청났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계속 읽었는데 연결해서 보니까 더 재밌었다. 모든 분들의 합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서안에게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다. 그는 "연기를 쉬는 동안에는 작품을 잘 보지도 않았고, 주변에서 연기 이야기를 하면 못 들은 척 회피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폭싹 속았수다'가 나오고 다시 연기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본명인 변서윤에서 채서안으로 활동명을 바꾼 이유 역시 새로운 시작에 대한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연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나서 전환점이 필요했다"며 "새로운 이름을 짓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매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순간들이 있더라.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도 상황적으로 어려울 때가 있었다"며 "포기하려 했던 순간 '폭싹 속았수다'가 방영됐고, 저를 다시 끄집어내준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멋진 신세계 채서안 / 사진=DB

배우로서의 목표도 전했다. 채서안은 "신인상은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나는 상"이라면서도 "정말 후회 없이 작품을 했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받을 때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주인공이 하고 싶다"며 "일과 사랑 중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일을 선택하는 사람인 것 같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마지막으로 채서안은 '멋진 신세계'가 자신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지 이야기했다. 그는 "'폭싹 속았수다' 댓글에 아직도 '학씨부인이었어?'라는 반응이 많다. 그렇게 기억해주시는 것도 감사하다"며 "'멋진 신세계'를 통해서는 '모태희'라는 이름 석 자가 강하게 남은 것 같다. 앞으로도 모태희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악한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얼굴에 악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다음에는 피칠갑을 하고 스릴러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새로운 변신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전도연 선배님처럼 오래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임지연 선배님도 현장에서 보면서 많이 느꼈다"며 "좋은 롤모델이 있다는 건 계속 자극을 받고 욕심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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