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아라" 父 생전 남긴 말 떠올린 쿠에바스

입력2021년 09월 04일(토) 09:11 최종수정2021년 09월 04일(토) 09:11
(오른쪽)윌리엄 쿠에바스 / 사진=김호진 기자
[고척=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세상에 남은 사람은 자신의 삻을 살아가야 한다"

kt wiz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과거 10대 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을 때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쿠에바스는 지난달 부친을 잃었다. 그의 부친은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쿠에바스는 아버지를 잃은 충격으로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메시지를 떠올렸다.

쿠에바스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한패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쳤다.

8월 14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0일 만에 마운드에 선 그는 팀의 고척 6연패를 끊는 데에 큰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그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운동을 했다. 팀이 원정경기를 갔을 때는 트레이너와 불펜포수를 지원해줘서 계속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휴식일에도 집에 있기 보다는 몸을 사용하는게 머리를 식히는데 좋을 것 같아서 계속 운동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신나간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버지께서 살아 생전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삶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하셨다.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몸소 보여주셨다. 나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17살에 집을 나올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겪으니 준비가 안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부친의 말을 떠올렸다.

KT 구단은 부친상을 당한 쿠에바스의 사정을 생각해 시즌 아웃까지도 생각했다.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또 KT 구단은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줬고, 선수단 모두 3일 동안 근조 리본을 달고 뛰며 쿠에바스를 위로했다.

그는 "구단에서 추모 공간을 마련해 주고 3일 동안 근조 리본도 달고 뛰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나를 도와주려는 모습, 가족처럼 대해주고 작은 일부터 큰 것까지 챙겨준 팀 덕분에 잘 지나갈 수 있었다. 어떤 말로도 감사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슬픔을 털어낸 쿠에바스는 이제 아버지가 남겨준 말처럼 남은 시즌 팀을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1군에서 빠져있던 시간 동안 매일 훈련하면서 복귀 이후를 준비했다"며 "많이 힘들었지만,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를 품에 안고 내 삶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모든 선수들이 쿠에바스의 승리를 위해 혼연일체가 돼 투지를 불태웠다. 쿠에바스는 그동안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6이닝 역투를 펼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다시 한번 부친상의 슬픔을 딛고 훌륭한 피칭을 보여준 쿠에바스를 칭찬하고 싶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들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며 쿠에바스의 복귀 승을 도왔다"고 박수를 보냈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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