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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장승조는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로 나대일의 뒤틀린 본성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5화에서는 환자의 간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기괴한 행위와 이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뻔뻔함이 드러나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나대일은 계수정(김지원)이 환자의 수술 부위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발견했는지 신경 쓰면서도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본인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남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니고, 덕분에 살아있으니까. 정말 다행이죠"라고 말하며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윤리 의식은 물론 최소한의 죄책감조차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나대일의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건강검진에서 간에 이상 소견이 발견돼 수술을 받은 그는 계수정으로부터 환자의 간에서 확인한 이니셜 'D.N'을 눈앞에서 마주했다. 자신의 몸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나대일은 급히 수술 영상을 확인하려 했지만, 예정된 의사 대신 계수정이 수술을 집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CTV 영상에서 수술실 인원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한 순간을 확인한 나대일은 결국 이성을 잃었다. 계수정이 앞서 자신이 했던 말을 되돌려주며 도발하자 그는 메스를 집어 들고 달려들었다. 환자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인물이 정작 자신에게 같은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에는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섬뜩함을 더했다.
결국 나대일은 계약 해지와 함께 특수 폭행 및 병원 난동으로 유치장에 수감됐다. 부승권(손현주) 원장으로부터 면허 영구 취소 가능성까지 경고받았지만, 그는 자신이 초범이고 국가에 헌신한 군의관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듯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자신의 간에 이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대일은 모든 것이 계수정의 계략이었다고 생각하며 억울함에 울분을 토했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승조는 이러한 나대일의 이중성을 섬세하면서도 과감한 연기로 완성했다. 여유로운 말투와 미소에 감춰진 오만함을 절제된 표현으로 쌓아 올리는 한편, 자신이 위협받는 순간 급격히 일그러지는 표정과 흔들리는 눈빛, 폭발적인 분노로 인물의 본성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특히 계수정을 향해 메스를 들고 달려드는 장면에서는 통제력을 잃은 인물의 광기를 극대화하며 극에 압도적인 몰입감을 더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장승조의 연기 변신도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에서는 통제와 폭력을 일삼는 노진표와 거친 본능을 드러내는 장강으로, SBS '멋진 신세계'에서는 치밀한 계략과 권력욕을 지닌 최문도와 냉혹한 절대군주 이재로 분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악의 방식을 지닌 인물들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폭넓은 연기력을 입증했다.
'닥터X'에서는 특별출연임에도 나대일의 양면성과 비뚤어진 심리를 밀도 있게 풀어내며 또 한 번 강렬한 악인을 탄생시켰다. 캐릭터마다 차별화된 색깔을 부여해 온 장승조가 이번 작품에서도 인상적인 열연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한편 장승조는 연극 '유리동물원'을 통해 무대에서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93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를 배경으로 가족에 대한 책임과 자유,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흔들리는 윙필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승조는 시인을 꿈꾸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톰 역을 맡아 무대를 이끌고 있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오는 11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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