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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광 / 사진=플레이그램, 콘텐츠지오 제공 |
2일 개봉된 영화 '비광'(연출 이지원은 화려하게 살던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와 남미(하지원)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최고의 야구 선수 중구와 톱여배우 남미는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부부. 하지만 중구의 전 연인이 홀로 키우던 아이가 중구의 딸이라는 편지를 남겨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언론에 대서특필 되고, 중구와 남미의 인생은 곤두박칠친다.
8년 후 중구는 동주를 홀로 키우고, 남미는 들어오는 일 마다 하지 않고 재기를 노린다.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하던 두 사람. 재회의 계기는 동주였다. 동주는 성폭행 피해를 당한 절친을 도와주기 위해 애썼지만 눈 앞에서 친구를 잃고 만다. 하지만 동주는 우림천 여중생 사망 사건 가해자로 몰리고, 온갖 부조리한 상황에 직면한다. 전처 남미와 중구를 비롯한 가족들은 동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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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광'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제작 후 5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그사이 관객은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를 만나왔다. 이러한 점에선 '비광'은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을 준다.
표면적으로는 전성기를 달리던 톱스타 부부가 혼외자라는 존재의 등장으로 파경을 맞았지만, 불행의 씨앗인줄 알았던 존재가 결국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완성시킨다는 전개로 흘러간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역경을 함께 해결해 나가며 피보다 진한 연대를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가족간 갈등과 봉합 서사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서사의 빈틈, 언론과 정재계의 커넥션까지 얽혀있어 감정선이 쉬이 흐트러진다. 후반부엔 이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걱정이 될 정도. 결국 중구가 가족을 위해 무릎 꿇고, 김치 국물을 자신의 머리 위에 붓는 상징적인 장면이 나오지만 이야기를 급하게 마무리 짓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족 영화라고 무조건 따뜻하고 감동적이라는 법은 없다. 충분히 곁가지 이야기를 녹여 다양하고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비광'은 영화의 중심이었을 부성애, 진정한 가족애를 느끼기에 서사의 빌드업이 부족하다. 감정의 궤를 같이해야 할 부분에서 몰입이 끊겨 아쉽다.
그럼에도 109분 동안 '비광'을 끌고 가는 건 배우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를 비롯한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이다. 류승룡은 공백을 노련하게 메꿔 최대한의 부성애를 보여준다. 말하지 않아도 표현되는 딸 김시아의 눈빛, 이를 받는 류승룡의 몸짓과 감정의 호흡은 '비광'의 핵심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하지원의 얼굴도 새롭다. 여기에 상처로 얼룩진 남미의 인생을 오롯이 소화한다.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의 유쾌한 가족 케미는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특히 시어머니 역의 김해숙과 전 며느리 역의 하지원의 독대 장면은 '비광' 속 유일하게 감정이 울컥하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러닝타임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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