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코리아' 김민하, 담백한 연기의 진가 [인터뷰]

입력2026년 07월 09일(목) 08:00 최종수정2026년 07월 08일(수) 17:59
하나 코리아 김민하 / 사진=트리플픽쳐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파친코'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민하의 두 번째 도전이다. 특유의 담대함과 진솔함은 '하나 코리아'에서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하나 코리아'는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탈북 여성 '혜선'의 여정을 담은 실화 모티브 아트버스터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한국·덴마크 제작진과 함께 5년여의 시간을 들여 30여 명의 탈북민을 만나 인터뷰한 이야기를 담았다. 김민하는 주인공 혜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먼저 그는 "2년 전 촬영한 작품인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개봉을 해서 기쁘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상업성이 옅은 작은 규모의 작품을 택한 이유도 밝혔다. "스토리에 매료된 게 컸다. 너무나 전달하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이야기였다. 이런 영화가 많아야 큰 영화들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속닥속닥'의 힘이 크다고 봤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대본을 처음 읽을 때 내레이션이 많아 주변 사람의 일기장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소중히 다룰 수 있을까 싶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꾹꾹 눌러 표현했다"고 떠올렸다.

'하나 코리아'의 관전 포인트는 외국인 감독의 시선으로 탈북민을 그려낸 점이었다. 김민하 또한 이 점에 흥미를 느꼈단다.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려내실지 기대가 됐다. 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어느 나라나 똑같단 걸 느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를 뿐,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목표는 같더라. 감독님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 개의치 않았다. 다만 정적으로 느리게 가는 부분이 많긴 했다. 원테이크로 가거나 얼굴 위주로 가는 장면도 다수였다. 디테일한 부분을 담아내려 하셔서 작업이 더욱 특별했다."

또 "혜선 역은 눈빛으로,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많은데 '파친코'를 보고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다더라"라고 덧붙였다.
하나 코리아 스틸 / 사진=트리플픽쳐스

양강도 사투리 연마를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 "사투리 선생님께서 실제로 양강도에서 오신 분들이셨다. 후시 녹음 때도 계속 코치를 해주셨다. 과외를 3~4개월은 받은 것 같다. 전 너무 재밌었다. '파친코' 때도 그렇고, 연기를 하기 전 음악을 해서 그런지 음가로 악보 보듯 공부를 하는 것 같다."

사투리만 배운 건 아니었다. 역할을 위해 탈북민으로서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였다. "탈북하신 이야기와 처음 한국에 와서 어떻게 행동하셨는지에 대해 많이 들었다. 북에서 온 걸 감추려고 노력하셨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실제 본인의 모습을 혜선에 투영하기도 했다. "저도 어떠한 목표가 있으면 앞뒤 안 보고 경주마처럼 달리는 경향이 있다. 다 필요 없고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혜선이 엄마의 약값을 빨리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목숨을 걸고 온 인물이기에 의미가 컸다"며 "묵묵히 견디는 걸 어떻게 하면 정적으로, 처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비단 탈북민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나 이런 상황을 겪지 않나. 난 그때 어떻게 견뎠는지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탈북민을 떠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점도 강조했다. "관객분들께서 저들도 나와 다르지 않구나, 내가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정말 대단한 거구나 느끼고 위로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김주령, 안서현과의 호흡도 짚었다. "여자 셋이서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아는 부분들이 있었다. 편하게 연기만 하면 되는 현장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했다."
하나 코리아 김민하 / 사진=트리플픽쳐스

김민하는 2022년 '파친코'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016년 데뷔 후 '파친코'를 만나기까진 6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이 시간이 없었다면 '파친코'도 못 만나지 않았을까 싶다. 아픈 시간을 겪으며 단단해졌기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래 배우가 꿈은 아니었다. 제가 강남 8학군 출신이다. 좋은 대학에 가려고 공부를 진짜 많이 했다. 당시엔 너무 힘들었지만 공부도 하고, 책도 영화도 많이 보면서 저만의 경험과 취향을 쌓은 것 같다"며 "학생 땐 가수가 되고 싶어 부모님 몰래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준비하다가 한계를 느껴 다시 공부로 돌아갔다. 부모님께선 제가 교수가 되길 원하셨다. 그러다 보니 배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기가 무섭더라. 그러던 중 옆집 설경구 아저씨가 배우를 추천하셔서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수를 준비할 땐 '안 되겠다' 하고 포기를 빨리 했다. 그런데 연기는 달랐다. '파친코' 전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한 번도 포기해야겠단 생각, 막힌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잘해서가 아니라 그저 너무 재밌고 행복했다. 이 30초 때문에 1년을 고생할 수 있겠다고 느낄 정도였다. 지금도 현장에 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업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옆집 부부'이자 선배 배우 설경구, 송윤아도 언급했다. "송윤아 언니를 시사회에 부르니 너무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언젠가 한 앵글 안에 잡힌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내가 잘 걸어가고 있구나 싶었다"며 "언니랑 설경구 아저씨는 늘 똑같다. 두 분의 호칭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웃음). 언니는 '이런 영화 많이 해야 된다. 너무 멋있다', 아저씨는 '사람들이 다 너 좋아하더라. 잘하고 있다. 초심 잃지 말고 열심히 해라'라며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최근 화제가 된 다이어트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통통함을 벗고 날렵해진 그는 "거의 2년에 걸쳐 체중을 감량했다. '하나 코리아' 촬영 당시와 비교하면 15~17㎏이 빠졌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였다"며 "이렇게 많이 화제 될 줄 몰랐다. 전 이전의 제 모습도 만족했다. 다만 다양한 사람을 표현하는 게 직업이라 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루 한 끼 소식하면서 먹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어머니께선 몸이 이게 뭐냐, 뭐 좀 먹었냐며 걱정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민하는 차기작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블랙 스완'이나 '국보'처럼 오로지 본인을 위해 바닥을 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동안 절제된 연기를 많이 해서 감정을 솔직하게 분출하는 연기를 소망한다. 화장을 화려하게 하는, 부유한 인물도 맡길 원한다(웃음)."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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