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렬, 이런 곰 같은 여우를 보았나(인터뷰)

입력2015년 12월 20일(일) 11:26 최종수정2015년 12월 21일(월) 07:00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레트 역 윤형렬 /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
[스포츠투데이 박보라 기자] 흔히 '곰 같은 여우'라는 표현은 남녀의 연애사에서 많이 튀어나는 표현이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 버틀러로 다사다난한 사랑을 겪고 있는 뮤지컬배우 윤형렬은, 흡사 곰처럼 여우처럼 혹은 그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윤형렬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의 복잡한 관계를 '집착'이라고 정의했다. 윤형렬은 "스칼렛을 향해 '그 여자는 뭐지? 다르다'라고 생각한 때부터 스칼렛에 대한 집착이 시작된 것 같다. 애슐리의 바비큐 파티에서 스칼렛을 봤을 때는 완벽한 사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호기심 아니었을까. 그 동안 만났던 사람과는 다르니까"라면서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았던 레트와 스칼렛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런 경우를 숱하게 봤어요. 저도 이제 33살인데 물론 그런 적이 있죠(웃음) 옆에 조강지처가 있는데 약간 특이하고 톡톡 튀는 여자를 보고 남자가 반하는 거에요. 심지어 조강지처가 떠나는 줄도 모르고 결국 새로운 여자를 쫓아다니다 차이죠. 돈도, 시간도, 조강지처도 떠나고.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내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처음부터 내 것은 아닌 것 같다'는 표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의 마지막과 꼭 닮아있다. 윤형렬은 "결국 레트가 떠나면서 체념을 깨달은 거다. '스칼렛은 어차피 내가 가질 수 없는 인간 이었다'라고" 말했다. 작품에서 스칼렛과 레트는 '이렇게 엇갈려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연을 품고 있다. 심지어 스칼렛은 레트와 결혼 후에도 첫 사랑 애슐리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했고 여기에 스칼렛과 레트를 이어주던 딸 보니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안타까운 결말로 치닫는다. 결국 어긋나가던 부분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와장창 무너지고 만 것이다.

"스칼렛과 결혼 이후의 삶은 버틀러가 굉장히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우선 스칼렛이 애슐리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질투와 열등의식이 있잖아요.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 같지만 함께 살고 있는, 정말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니. 그걸로 인해 얼마나 자격지심을 가지고 살았을까요. 그래서 정말 최선을 다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녀끼리 사랑했을 때도 최선을 다한 사람이 헤어졌을 때는 후회하지 않잖아요. 그럴 때 모든 것을 놓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 장면 / 사진=쇼미디어그룹 제공

레트는 로맨틱하면서도 나쁜남자다. 스칼렛, 단 한 사람을 바라보지 않나. 하지만 처음부터 스칼렛을 향한 직진 사랑 대신 애둘러 가는 사랑은 답답하기도 했다. 시원스러운 웃음을 동반한 윤형렬의 이야기는 바로 20살과 30살 남자의 사랑이었다. 윤형렬은 "20살의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면 막 달려들지만 30살의 남자는 배회하고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그게 바로 버틀러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만 온전히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자기가 아무 때나 막 들이댔다가는 망가질 수가 있다고 생각했고 절호의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면 자꾸 딴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그랬던 것"이라고 레트를 대변하며 캐릭터를 자세히 풀어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러브라인에 한껏 빠져든 윤형렬은 유난히 각종 연애사를 끄집어 내며 열심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윤형렬이 말해준 사랑 이야기가 진정 본인의 것인지의 판단은 잠깐 보류하더라도 분명한 건 그가 겉으로는 무심해 보여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쫓고 있는 남자, '곰 같은 여우'는 맞는 것 같다.

한편 윤형렬은 오는 2016년 1월3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레트 버틀러로 열연 중이다. 또 그는 '도미설화'를 기반으로 창작된 뮤지컬 '아랑가'에서 사랑으로 파멸에 이르는 비운의 왕 개로로 무대에 오른다.


박보라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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