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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DB |
현대인에게 옷이란, 롤랑 바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입는 순간 기호가 되어 해석의 대상이 된다. 일례로 한국에서 장례식에 갈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검은색과 같은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고 최대한 단출한 모습을 취하는 것이 고인의 죽음에 예를 갖추는 일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밝은 표정은 피해야 하며 슬픔이 가득한 얼굴이어야 한다.
최근 고 최불암의 빈소를 찾은 배우 김지영의 복장이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검정 가죽 라이더 재킷에 금색 체인 장식이 포함된 숄더백, 다소 진한 메이크업이 장례식에 걸맞지 않다는 비난 어린 시선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실의 고통이 담뿍 묻어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라며, 조문하러 온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았다.
김지영과 전혀 다른 연유이지만, 배우 김용건 또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고인과 22년간이나 호흡을 맞추었음에도 아들이자 배우인 하정우가 다음 달 예식을 앞두고 있어, 고민 끝에 오지 않는 쪽을 선택한 까닭이다. 아마도 그의 동년배들에겐 충분히 이해가 될만한 지점이나 그럼에도 옹졸한 마음 씀씀이라는 의견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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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이야기들에 반하는 사례도 존재했다. 장례가 치러지는 내내 빈소를 지키며 손을 보탰던 배우 김혜수는, 조문객의 신발을 정리하는 모습이 매체에 보도되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위로를 건넸다. 배우 유동근은 촬영 중에 급히 왔는지 작업복 차림이었는데, 그가 고인에게 지닌 각별한 애정을 보는 즉시 느낄 수 있었다.
그야말로 흥미롭기 그지없는 조합이자 대조가 아닐 수 없다. 단편적인 예로 유동근의 복장이야말로 장례식의 TPO라면 TPO라고 할 수 있는 것에 제대로 어긋나지 않았나. 하지만 누구도 꼬집어 뭐라 하지 않으며 도리어 그의 애도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해석했다. 덕분에 그의 마음이 한층 더 오롯이 전달되었다고 할까.
어디까지나 몇 발 떨어져 보는 시선에 불과하고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에 가닿을 순 없다. 그저 어떤 마음은 형식과 상관없이 뾰족하게 드러나 오해 없이 있는 그대로 해석되는 반면, 특정 기준에 걸려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전달되는 마음도 있을 뿐이다. 어쩌면 장례식에서의 TPO란 슬픈 마음에 일치하는 태도나 자세로, 이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설사 오해를 받아도 큰 타격이 될 순 없다.
[스포츠투데이 윤지혜 칼럼니스트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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