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의 그릇된 마이크 권력이 남긴 씁쓸한 뒷맛 [ST포커스]

입력2026년 09월 23일(수) 11:44 최종수정2026년 09월 23일(수) 13:20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데뷔 48년 차, '그때 그 사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백만송이 장미' 등 수많은 명곡들로 사랑 받은 싱어송라이터 심수봉(71)이 전례 없는 구설에 휩싸였다. 수많은 관객이 지켜보는 공공 축제 무대에서 17세 후배 가수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침 없이 쏟아낸 탓이다. 뒤늦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과거 또 다른 후배 가수를 저격했다는 목격담까지 터져 나오며 심수봉의 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었다.

심수봉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바로 앞 순서로 무대를 한 가수 김다현(17)을 향해 직설을 내던졌다.

그는 김다현을 "제 앞에 노래 부른 여자" "저 선수"라고 낮춰 부르며 "제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젊은 아가씨가 노래가 뭔지, 삶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서 너무 힘이 들었다. 내 앞에 저 선수를 앞으로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노래라는 건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인생 경험도 해보고 고생도 해보고 찾아오신 분들을 위로해 주는 음악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라며 훈계까지 덧붙였다.

해당 상황이 알려지며 거센 공분을 샀다. 대선배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린 후배를 지나치게 강하게 비판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김다현이 아직 17세라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는 더욱 커졌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심수봉 측은 22일 공식입장을 내고 "앞 순서 가수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랐고 특정인을 망신 주기 위해 한 말은 절대 아니었다. 실언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다현 역시 심수봉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따뜻한 위로도 받았다. 마음을 잘 추스를 테니 걱정 마시고 밝은 모습으로 만나자"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과거 심수봉이 대구 공연에서도 가수 정미애(44)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다는 목격담이 잇따랐다.

​당시 공연을 지켜봤다는 한 누리꾼은 "정미애가 분위기를 살리려 최선을 다하는데 심수봉이 다음에 나와서 '저 사람도 가수예요?' 하면서 '저렇게 목소리 큰 사람 내 앞에 세우지 마라'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객들 역시 "나도 그 공연을 봤는데 딱 저랬다" "신인에게 너무 모질었다"며 동조하고 나섰다.

해당 주장과 관련해 진위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비슷한 의혹이 반복되며 심수봉을 향한 비판이 재차 쏟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이 그저 순간의 컨디션 난조로 인한 일회성 실언이 아니라, 후배들의 노력을 습관적으로 폄훼해온 심수봉의 비뚤어진 생각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

​심수봉은 이번 무대에서 "노래는 찾아오신 분들을 위로해 주는 것"이라 역설했다. 그러나 위로를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정작 어린 후배의 노력과 자존감을 짓밟는 막말이 뱉어진 형국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이가 객석을 향해 위로를 줄 수 있겠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과문으로 급한 불을 끈 듯했으나, 무대 위에서 드러난 심수봉의 권위주의는 그가 쌓아온 커리어까지 무너뜨리고 말았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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