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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장 윤경호 / 사진=눈컴퍼니 |
윤경호가 박진철 역으로 열연을 펼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복수 액션 드라마다.
윤경호는 종영 소감을 묻자 "모든 게 마지막이라는 건 슬픈 것 같다.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김부장'이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요즘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니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아직도 그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종영 다음날에는 일부러 휴대전화를 멀리했다고 밝혔다. 윤경호는 "축하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며 "그런데 일부러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다시 아빠이자 남편으로 돌아가 제 위치를 되새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의 영광이 저를 교만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배우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윤경호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영화 '좀비딸', 드라마 '김부장'까지 연이어 흥행하며 말 그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지금이 전성기라는 말에 동의한다"면서도 욕심보다는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한다. 댓글이 많이 달려서 행복한 건지, 시청률이 올라서 행복한 건지,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한 건지"라며 "결국 그게 아니더라. 저는 늘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이번 작품을 무사히 잘 끝냈다는 안도감 때문에 행복한 거였다"고 말했다.
다만 행복 뒤에는 또 다른 걱정이 찾아온다고 했다. 윤경호는 "'다음 작품도 잘돼야 하는데'라는 불안이 생기더라. 근데 이제는 그 걱정을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인생은 새옹지마고, 잘 돼도 안 돼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의 인기가 자신을 바꾼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이제는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하는 일이 삶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행 다녀온 가족에게 먼저 가서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하고, 결혼 준비하는 예비부부에게 축하 인사를 하기도 한다. 같은 아파트 주민을 회사까지 태워다 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제 외모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누군가에게 반가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며 "그런 작은 순간들이 제가 계속 연기하는 힘이 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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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장 윤경호 / 사진=눈컴퍼니 |
윤경호는 극 중 박진철 역을 맡아 묵직한 액션과 특유의 입담을 오가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원작 웹툰 팬들의 기대가 큰 캐릭터였던 만큼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장점을 녹여 자신만의 새로운 박진철을 완성했다.
윤경호는 "주변에서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제일 친한 친구 아들이 중학생인데 전화해서 '삼촌, 박진철 진짜 잘해야 돼요'라고 하더라. '박진철은 제일 센 캐릭터다. 총알도 튕겨내고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하는데 그 전화가 제일 긴장됐다"며 "30~40대 남성 팬들이 박진철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현실적인 부담감을 털어놨다.
하지만 원작과 완벽하게 똑같은 박진철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윤경호는 "갑자기 몸을 박진철처럼 만들 수도 없고 키가 커질 수도 없지 않나. 그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윤경호가 선택한 건 자신의 색깔이었다. 그는 "'안경 쓴 아저씨', '수다스러운 사람'이라는 기본 이미지를 가져가되 액션이 시작되는 순간만큼은 정말 강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며 "특히 남실장(이동하)과 트럭 액션은 제가 할 수 있는 최고 난도로 준비했다. 무술감독님께 '이번만큼은 진짜 전문가들의 싸움처럼 보이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반대로 일상 장면에서는 수다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계속 살리려고 했다. 안경 쓴 아저씨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생각보다 세고, 앞으로 더 강해질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시즌2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윤경호는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몸을 더 만들 생각이다. 원작에서도 뒤로 갈수록 더 강해지는 인물이니까 냉장고 문짝이 아니라 냉장고를 들어 올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만 해도 쉼 없이 작품을 선보인 윤경호. 작품 선택 기준을 묻자 "사실 처음에는 작품을 고른다기보다 저를 찾아주시는 것 자체가 너무 반갑다"며 "누군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 늘 감사하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회사와 충분히 상의한다. 제 성향상 감정적으로 결정하려는 순간을 회사가 객관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가슴이 뛰는가'였다. 그는 "대본을 읽다가 '이건 정말 하고 싶다'는 순간이 온다. 배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그 마음이 생기면 결국 선택하게 된다"며 '중증외상센터', '좀비딸', '김부장' 모두 그런 작품이었다고 했다. 특히 "'김부장'은 소지섭, 최대훈 배우와 셋이 친구처럼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그 그림이 너무 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윤경호는 최근의 성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했다. 오랜 무명 생활 동안 쌓아온 시간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찍 성공해서 계속 보여줄래? 아니면 나중에 잘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계속 쌓아뒀다가 보여줄래?'라는 질문이었다"며, 자신은 주저 없이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윤경호는 "'너는 대기만성형이니까 지금은 계속 쌓아라'는 말을 믿고 감정도, 사투리도, 여러 경험도 하나씩 보따리에 담아뒀던 것 같다"며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다양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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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장 윤경호 / 사진=눈컴퍼니 |
특히 감정 연기는 자신의 삶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윤경호는 "딸을 둔 아버지라는 점도 있지만,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슬픔을 깊게 한 번 경험하고 나면 몸이 그 감정을 기억하는 것 같다. 어떤 장면을 만나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상대 배우들의 연기와 좋은 대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공을 주변으로 돌렸다.
예능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윤경호는 수상 욕심은 크지 않다고 했다. 특히 '핑계고' 대상 후보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정말 욕심 없다. 작년에 지석진 형님이 상 받으시는 걸 보면서 '저런 분이 받아야 하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청룡시리즈어워즈 후보에 오른 것 역시 "노미네이트만으로도 과분하다"고 했다.
오히려 윤경호가 가장 받고 싶은 상은 따로 있었다. 그는 "올해 SBS 연기대상에서 최대훈 배우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는다면 그게 저한테는 가장 의미 있는 상일 것 같다"며 "그거 하나는 조금 욕심난다"고 웃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본 그는 "정말 쉴 새 없이 달려왔더라"라며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매니저 이야기를 꺼내며 잠시 울컥하기도 했다. 윤경호는 "인천에서 제가 사는 하남까지 매일 저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던 매니저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저 혼자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윤경호는 "지금까지가 태풍 같은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쉬지는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윤경호는 "원래 바빠야 사는 사람인 것 같다. 작품이 없으면 스터디를 만들고, 후배들 오디션도 봐주고, 뭔가 계속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이 넘는 연기 생활 동안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인생 캐릭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윤경호는 "'중증외상센터'를 말하면 또 다른 작품이 떠오르고, '김부장'을 말하면 또 다른 캐릭터가 생각난다. 저에게는 다 너무 소중해서 하나를 고를 수가 없다"면서도, 대신 지금 이 순간만 놓고 보면 박진철이 가장 애정이 간다고 했다.
윤경호는 끝으로 "지금의 사랑에 취하기보다 다시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며 "'전성기'라는 말도 정말 감사하지만, 저는 오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다음 작품에서도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쌓아가겠다"고 전해 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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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장 윤경호 / 사진=눈컴퍼니 |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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