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홍종찬 감독 "답안이 아닌, 질문이 됐으면" [인터뷰]

입력2026년 06월 13일(토) 17:00 최종수정2026년 06월 13일(토) 16:37
참교육 홍종찬 감독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흥행 중인 가운데, 연출을 맡은 홍종찬 감독이 작품의 본질과 제작 비하인드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참교육'(극본 이남규·연출 홍종찬)은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가상의 기관인 교권보호국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5일 공개된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1위를 비롯해 전 세계 44개 국가 및 지역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홍종찬 감독은 "이 작품에 담으려고 했던 본질을 잘 알아봐주신 것 같다"며 "그게 연출자로서 흐뭇하기도 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이 정의한 작품의 본질은 '인간'과 '어른의 역할'이었다. 그는 "저희가 학교에서 벌어지는 답답한 현실, 이야기를 교권 보호국이라는 판타지적인 시설을 녹여 피해자 시선에서 봐주는 거다.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가는데 그 작품을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마음이 좋다"고 덧붙였다.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번 작품에서 홍 감독이 가장 신경 쓴 지점은 다름 아닌 '현실감'이다. 홍 감독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상상으로 각색해내지만 보시는 분들이 공감해야한다. 현실에 닿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한 에피소드 별로 완결성 재미도 있어야 했다. 특별한 기준을 가지고 한 건 아니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10개의 에피소드로 된 것 같다"고 각색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생생한 공간감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학교를 직접 발로 뛰었다. 그는 "10개의 학교가 나오는데, 에피소드 별로 캐릭터 감정도 다 다르다. 학교라는 공간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싶었다. 학교는 캐릭터만큼 중요한 공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느낀 바도 있었고, 물론 미술적인 장치지만 학교의 색깔을 표현해보려고 했다"며 공간 연출에 쏟은 남다른 열정을 고백했다.

사실 '참교육'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으나, 제작 전부터 표현 수위와 소재로 인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과감한 필터링 작업을 거쳐 대본이 가진 '사람냄새'와 가상 기관이 주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우려를 정면 돌파했다.

작품 공개 이후 극 초반부에 등장하는 교권보호국의 무력 체벌 장면에 대해서는 여전히 뜨거운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연출자로서 명확한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 작품 안에서 교권보호국이라는 기관이 판타지적인, 현실에 없는 기관이 주는 통쾌함이 있다. 그런 면에서 작품 안에서 사용되고 있다. 폭력이라는 것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인공 '나화진'이 선보이는 액션 역시 현실의 해방구를 위한 극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홍 감독은 "히어로같은 캐릭터다. 그런 모습을 재밌게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재미요소, 액션으로 보는 사람들의 현실을 해소하고 통쾌하게 느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타이틀롤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은 배우 김무열을 향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캐스팅 과정이 미리 외부에 알려지는 등 난처한 상황 속에서도 김무열은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며 연출자와 의리를 지켰다. 홍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작품을 하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신인 배우 한명 한명 받아주고 맞춰줬다. 얼마나 이 배우가 노력하는지 알고 있다. 전작의 경험도 있지만 이 역할을 해낼 때 노력을 하는 배우인지 알고 있었다"고 극찬했다.

김무열의 조력은 현장의 신인 배우와 조연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약 6개월간의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조연들을 발탁했다는 홍 감독은 "거의 대부분 신인배우였다. 오디션 기간이 6개월 정도 있었다. 지금 역할 맡은 배우들도 3~4차 카메라 테스트를 하는 과정을 길게 가져갔다. 배우들이 다 눈에 들어온다는 반응이 뿌듯하다"며 "신인 배우들이 잘 할 수 있게 무열 배우가 현장에서 잘 이끌어줬다. 한명 한명 호흡해주고 맞춰주는 과정이 있었기에 모두 빛날 수 있던 거 같다"며 공을 돌렸다.

특히 나이 논란 우려가 있었던 장요훈 배우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과거 '소년심판'을 연출하며 얻은 깨달음이 이정표가 됐다. 홍 감독은 "고민 오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심판' 하면서 배운 건 배우를 캐스팅할 때 나이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였다. 배우로서 바라보고 캐릭터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만 따지자였다"며 확고한 캐스팅 기준을 제시했다.

배우 진기주와 표지훈(피오)의 변신 역시 신선한 시너지로 이어졌다. 홍 감독은 "진기주는 다양한 반응을 가지고 있다. 정말 다양한 눈빛이 있다. 순수해보이기도 하고 돌아이같은 눈빛이 있다. 예뻐보임을 다 내려놓고 했다. 너무 표현을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표지훈에 대해서도 "캐스팅할 때 기존에 배우들이 안 해봤던 것을 제안했을 때 시너지가 있다. 연출 입장에서도 그 배우에게 못 봤던 것을 끌어내는 작업이 재미있다. 봉근대도 어수룩함이 있지만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 그 시선을 순수하게 잘 맞춰줬고, 감정 표현도 섬세하게 해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홍 감독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은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망설임 없이 5부의 사과 신을 꼽았다. 홍 감독은 "5부에 교육부 장관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장면이 우리 드라마 안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빌런들의 악행 묘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카타르시스를 위한 연출적 필연성이었음을 역설했다. 그는 "선을 넘는 가해자, 피해자가 명확하게 나뉜다. 교권국이 개입을 했을 때 극의 통쾌함을 느끼려면 그정도 감정이 되줘야한다는 연출적인 생각이 있었다"면서도 매 순간 수위 조절에 고심했음을 덧붙였다.

동시에 극을 만들며 마주한 현실의 벽에 대해서는 깊은 고뇌의 흔적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빌런은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빌런이 더 세다. 절대 변하지 않더라. 저희도 가해자가 참교육을 받고 바뀌었을까 상상한다"며 "빌런들의 참교육 과정이 어디까지 가야 참교육이냐는 고민이 있었다. 1화부터 나오는 아이들이 교권국으로 가서 깨닫고 끝까지 책임지고 살아야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 바뀌어야 할지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그 뒤에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저희 작품이 해결책이나, 문제 방안을 주는 건 아닙니다. 다만 보시는 분들한테 질문, 화두라는 질문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교권국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부분이죠. 또 다른 사회의 어떤 시선에서 이야기가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벌써부터 시즌제를 향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홍 감독은 "(시즌2에 대해) 정리된 건 없다"면서도 "선넘는 어떤 가해자들이 있는 어떤 곳이든 교권국이 가서 시즌2, 시즌 10이든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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