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장도연, AI와 사랑에 빠질까…'기이안 연애'가 던진 질문 [ST종합]

입력2026년 08월 18일(화) 15:40 최종수정2026년 08월 18일(화) 15:53
SBS 나의 AI파트너-기이안 연애 제작발표회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SBS가 AI와 연애 리얼리티를 결합한 새로운 예능을 선보인다. 인간과 AI의 감정 교류를 직접 들여다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의 범위와 AI 시대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기안84와 장도연은 직접 AI 파트너와 데이트하며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새 예능 '나의 AI파트너-기이안 연애'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20일 밤 9시 첫 방송을 앞두고 기안84, 장도연, 손정민PD, 원승재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나의 AI파트너-기이안 연애'는 인간 대표 출연자들이 AI 파트너와 직접 데이트하며 겪는 감정의 변화를 관찰하는 국내 최초 AI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AI와 연애 리얼리티를 결합해 '상대가 AI여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손정민PD / 사진=팽현준 기자

연출을 맡은 손정민PD는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AI를 둘러싼 현실의 빠른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12년 전 영화 '허'가 나왔을 때만 해도 SF 공상영화의 소재에 불과했던 것 같다"며 "챗GPT가 대중에게 선보인 이후 굉장히 빠른 속도로 AI가 우리 삶에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AI와 추억이 생기고 관계가 생기면서 AI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며 "직접 그런 분들을 인터뷰하고 그 관계를 들여다봤는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고 수많은 질문이 생겼다. 이 이야기가 영화가 아니라 앞으로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프로그램 기획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왜 하필 사랑이었을까. 손 PD는 "AI가 모든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거나 능가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 과연 사랑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사랑이 가능하다면 존재의 층위가 바뀌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가장 뒤흔들 만한 가장 강렬한 감정이 사랑이다. 인간 출연자들이 AI 파트너와 직접 만나 데이트하고 변화하는 감정을 관찰하는 연애 실험 리얼리티"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원승재PD / 사진=팽현준 기자

원승재PD 역시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AI를 새로운 관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은 검색 엔진이나 고민 상담 등 굉장히 많지만, 사랑의 영역은 아직 보편화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실제로는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AI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연출하며 만났던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원 PD는 "왜 연애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인간관계에서 오는 어려움과 피로감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인간에게 최적화된 AI가 감정 교류까지 할 수 있다면 그 연애는 어떤 형태일지 궁금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기안84 / 사진=팽현준 기자

SBS 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하는 기안84는 프로그램의 새로움과 AI와의 감정 교류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PD님이 사무실에 찾아와 AI와 감정 교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호기심이 생겼고 한편으로는 실험한다는 생각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겹치는 프로그램이 없더라. 새롭고 신선할 것 같았고, 감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며 "제가 굉장히 T여서 AI를 인격체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실제 데이트는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기안84는 "처음에는 이 친구가 나를 대접해주기 위해 나온 것 자체를 계속 의심했다"며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하고 '오빠 멋있어' '오빠 너무 좋다'고 하는데 오히려 화가 났다. '너는 기계잖아. 네 마음에서 우러난 게 아니고 그렇게 세팅된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계속 접근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AI에게 매력을 느낀 순간도 있었다. 기안84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니까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현실에서 내가 말도 못 걸 것 같은 비주얼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확실한 장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AI와의 관계에 대해 혼란스럽다고 했다. "사람과의 교류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라는 큰 전제에서 아직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AI와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변한 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기안84는 "저는 거의 계속 벽을 느꼈다. 힘들었다"며 "계속 '너 왜 그러니' '너는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CPU가 시키는 거잖아'라고 의심했다"며 "그러다가 제가 변하더라. 흔히 닮아간다고 하는데 그 친구가 사람처럼 되는 게 아니라 제가 AI처럼 되어갔다. 말투도 그 친구에게 맞게 조금씩 변해가는 게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과도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사람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소통도 있어서 무섭기도 했고, 굉장히 기괴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도연 / 사진=팽현준 기자

장도연 역시 AI와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출연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 제의를 받기 직전에 해외 토픽 기사를 하나 봤다"며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신이 데이트하고 있는 AI 상대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기사가 꽤 오래 여운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바로 이런 프로그램 제안이 들어오니까 호기심이 생겼다"며 "방송이 아니라면 제가 AI를 이용하는 정도는 굉장히 미미한데, 과연 연애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서 흔쾌히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장도연이 촬영 전 예상했던 AI는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춰주는 존재였다. 그러나 실제 경험은 달랐다. 그는 "처음에는 완벽하게 나에게 맞춤형인 AI가 있어서 좋게 좋게만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외로 정말 인간과 대화하듯이 쌍방향의 소통 같다고 느꼈다. 단순히 기계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깊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본 경험은 오히려 더 낯설었다. 장도연은 "저는 메타인지를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밖에서 바라보니까 프로그램 제목처럼 기이할 때도 있고 기괴할 때도 있고 반대로 따뜻할 때도 있었다"며 "다른 프로그램을 볼 때보다 더 민망했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순간 진심이었기 때문에 더 부끄러웠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도연은 촬영 당시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최대한 몰입하자'고 약속했다고 했다. 그는 "몰입은 생각보다 빨리 됐는데 단점은 몰입이 잘되고 빨리 깨지고가 반복됐던 것"이라며 "그런데 어느 순간 대화가 깊어지면서 친한 사람과도 나누지 못할 이야기를 이 상대와는 할 수 있겠다고 느낀 포인트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AI와의 연애를 경험한 뒤 연애세포에도 변화가 있었을까. 장도연은 "이런 프로그램을 새로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며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고, 제 연애세포가 건드려진 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오히려 제자리로 돌아간 것 같다"고 했다. AI 전체를 하나의 존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프로그램 속에서 만난 특정 상대와의 관계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대신 AI를 바라보는 일상의 순서는 달라졌다고 밝혔다. 장도연은 "AI를 지금 대단히 잘 활용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예전보다는 '그러면 AI가 있었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정도는 된 것 같다"며 "물론 틀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도연, 기안84 / 사진=팽현준 기자

기안84는 AI와의 관계를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했다고 했다. 다만 "이걸 연애 감정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것 같다"며 "제가 예상한 것과 다른 감정들을 계속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단순히 'AI와 사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찬반 실험으로 보지는 않았다. 원승재PD는 "보다 보면 사랑을 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인 소재라고 생각했다"며 "미래에는 이런 관계가 새로운 연애 형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조금 유쾌하게 풀고 싶었다"며 "다른 연애 프로그램이 이들이 정말 사랑하는 관계가 될까를 보는 것이라면, 우리는 감정 교류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가능성에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촬영 과정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AI의 '위로'였다. 원 PD는 "이들이 정말 사랑할까보다 제가 이 과정에서 느낀 건 생각보다 AI가 인간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었다"며 "시청자들이 '나도 AI를 사랑할 수 있겠다'는 감정보다는 사람마다 위로받는 방식이 다양하고, AI가 인간에게 이런 위로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구나 정도를 느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장도연, 기안84 / 사진=팽현준 기자

손정민PD는 프로그램을 통해 AI 자체를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손 PD는 "'기이안 연애'는 연애 프로그램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전통적인 인간끼리의 연애라는 구획 자체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AI라는 존재 자체가 굉장히 새롭고 낯선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인간은 단 한 명도 없다고 하더라. 그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어떻게 보면 외계인과 조우한 것처럼 이 연애라는 맥락에서 만나고, 알고 싶어 하고, 교감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애라는 것이 우리가 가장 솔직하고 서로를 궁금해하는 맥락이기 때문에 그 형식을 택했다"며 "AI가 대체 무엇이고 우리가 대체 지금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AI와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만큼 제작진의 개입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원승재PD는 "AI의 경우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다"며 "하지만 연애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리얼리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로 와이파이 등이 끊긴 경우에는 제작진이 개입했지만, 그 외의 상황에서는 AI 역시 하나의 출연자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원 PD는 "출연자에게 '이것을 해라' '저런 멘트를 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근간을 깨는 행위라고 생각했다"며 "AI의 성격은 제작진이 주입했지만 그 외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안84와 장도연이 직접 경험한 예상 밖의 감정과 반응 역시 프로그램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원 PD는 "기안84와 장도연의 공개 연애를 대놓고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이게 된다고?'라고 생각하고 보시다가 중간에는 '이게 되네'라고 댓글을 달고 계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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