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이 놓친 것은 비자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였다 [ST포커스]

입력2026년 07월 03일(금) 14:20 최종수정2026년 07월 03일(금) 14:22
사진=유승준 SNS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의 비자 발급 소송 항소심이 재개됐다. 다만 여전히 대중의 비판은 거세다.

3일 서울고등법원 행정8-2부는 유승준이 주로스앤젤레스(LA)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발급거부처분 취소 소송 2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유승준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자 2015년부터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총 세 차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은 세 번째 소송의 2심이다. 앞서 1심에서 유승준이 승소하자 LA총영사관은 항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날 영사관 측은 유승준이 신청한 비자에 대해 "재외동포 사증은 대한민국에 입국해 경제,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부동산 취득, 건강보험 적용 등 자국민과 거의 동일한 권리를 향유하도록 하는 체류 자격이 생긴다. 이는 외국인인 원고를 사회 구성원으로 편입해주는 사실상의 효과"라며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버린 원고에게 국가가 이런 효과를 누리게 하는 게 적정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단기 체류를 위한 비자는 발급될 수 있으며, 실제 장인상 당시 입국한 전례도 있다고 밝혔다.

영사관 측은 또 "유승준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병역기피의 아이콘 같은 존재가 됐다"며 "원심이 유지된다면 일반 국민들에게 국가기관을 기망해 외국 국적을 취득한 뒤 자국민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승준 측은 영사관이 10년째 동일한 논리만 반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승준 측은 "이 사건의 본질은 병역 기피가 아니라 법치주의"라며 "재외동포법은 입국 금지 사유가 없고 38세가 넘은 재외동포에 대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없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외면한 채 병역 기피만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세 번의 비자 발급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으나, LA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24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긴 시간이 흘렀지만 유승준을 둘러싼 대중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그가 보여준 서사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유승준은 1997년 데뷔곡인 '가위'를 시작으로 '나나나' '열정' '비전' '찾길 바래' 등이 연이어 히트 치며 199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로 군림했다. '바른 청년'의 이미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나, 입대 시기가 다가오며 상황이 급변했다. 병역 의무 이행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던 그가 2002년 병역 기피 의혹에 휘말린 탓이다.

유승준은 2001년 공익 판정을 받았다. 병무청에 따르면 유승준은 입영을 앞두고 출국이 제한된 상황이었으나 귀국을 전제로 한 귀국보증제도를 통해 출국했다. 그러나 유승준은 일본 콘서트 후 귀국하지 않았고 미국 LA 법원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은 뒤 현지 대한민국 총영사관으로 가서 대한민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선택은 단순한 국적 변경을 넘어 대중과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린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유승준이 수차례 군 입대를 약속했던 터라 국민의 배신감은 더 컸다. 유승준 사건을 두고 대중의 분노가 여전히 큰 이유다.

유승준 측은 계속해서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과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민들이 오랫동안 제기해 온 문제는 단순히 행정 절차의 적법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병역은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며 이행하는 헌법상 의무다. 이를 성실히 이행한 이들에게 병역의 형평성은 매우 민감한 가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뱉은 말과는 다른 행보로 병역 의무를 피한 뒤 다시 입국을 하겠다고 하는 모습은 쉬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수많은 국민들이 느낄 박탈감과 허탈감 문제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유승준은 재판으로 비자 발급의 적법성을 다투려 하지만, 국민 여론의 핵심은 여전히 신뢰와 책임에 있다. 유승준을 둘러싼 논란이 20년이 넘도록 반복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병역 의무에 대한 사회적 약속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여전히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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