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박수무당 된 김재중, 도전은 현재진행형 "해보지 않으면 모르죠" [인터뷰]

입력2026년 06월 17일(수) 08:01 최종수정2026년 06월 16일(화) 23:06
신사: 악귀의 속삭임 김재중 / 사진=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신사: 악귀의 속삭임' 김재중이 14년 만의 선보인 영화에서 비밀스러운 서사를 품은 박수무당의 얼굴을 보여줬다. 아티스트이자 배우, 한 회사의 수장으로 끊임없이 도전 중인 김재중이다.

17일 개봉된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감독 구마키리 가즈요시)은 일본 고베의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영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재중은 약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그는 "무더운 여름에 호러 장르로 만나게 돼 기쁘다. 그동안 콘서트밖에 없었는데 연기로 인사드릴 수 있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14년 만에 마주한 영화 현장, 게다가 일본 감독과의 작업은 그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그는 "일본 감독님과 작업한다고 했을 때 정말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였다. 한일 합작에서 나올 수 있는 차별성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촬영 방식도 새로웠고, 감독님과 촬영 중에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김재중은 극 중 박수무당 명진 역을 맡았다. 대학생들의 매니저인 유미(공성하)의 부탁을 받고 고베 폐신사로 향해 악귀와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그가 연기한 명진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한국의 전형적인 무당과는 결이 달랐다. 시나리오 초안 속 명진은 한국의 평범한 청년에 가까웠으나, 결과적으로는 작품의 전체적인 톤앤매너와 함께 캐릭터의 무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영화 전체를 보면 명진이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표현해야 했어요. 말이 많으면 걸리는 것처럼, 조금 더 차분하고 무겁게 톤을 잡았죠. 무거움의 이유는 직감적 능력도 있겠지만, 과거부터 품어온 고통과 외로움이 내재돼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결과적으로 명진 역시 악귀에게 이용당했던 육신이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관객들이 보기에 기독교 신자이면서 사제복을 입는 설정이나 무속 고증이 다소 특이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이 점은 '다크 히어로 같은 무당'을 보여주기 위한 감독의 계산된 설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힌두교, 일본의 신사 문화, 한국의 샤머니즘 성향을 한곳에 담아내며 '왜 히어로는 히어로인데 다크 히어로일까?'를 보여주고자 했다.

김재중은 "한국 분들이 보시면 '응?' 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기독교 신자이면서 사제복을 입는 경우가 있다더라. 감독님은 한국 무당 특유의 전형적인 텐션이나 행위들을 많이 죽이고,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하고자 했다. 겉으로는 무당이지만 명진이의 몸을 악귀가 자주 오고 갔던 터라 외적인 표현도 오히려 덜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엔딩 장면에 대해서는 "악귀와 총을 들고 사투를 벌이는 과정 역시 빙의 설정으로 연기했다"며 "결국 본인이 가졌던 복수심과 잘못된 욕망, 악의 측에 선 감정들 때문에 악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엔딩에서는 그 둘이 비로소 하나가 된 의미로 연기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정작 오컬트 장르를 잘 보지 못한다는 그는 이번 촬영 현장 자체가 거대한 공포였다고 털어놨다.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습하고 공기가 좋지 않은 로케이션 탓에 현장에는 늘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는 "스태프들을 포함해 다들 많이 아팠다. 특히 제가 가장 심하게 아팠다. 감기에 걸렸는데, 오히려 명진이의 낮은 톤을 잡는 데는 도움이 돼서 감사하기도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재중은 함께 고생한 주조연들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공을 돌렸다. 그는 완성된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 다른 배우들의 열연에 압도당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촬영 현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대학생 신들을 보며 "'이 정도라고?' 싶을 만큼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호러 영화의 관건은 배우들의 리액션과 비명, 놀람의 강도라고 생각해요. 테이크가 정말 많았고 요구 사항도 까다로웠는데 모든 배우가 엄청나게 고생하며 열심히 해주셨죠. 특히 가장 큰 터널 신은 모든 배우가 집합하는 장소라 공을 많이 들였어요. CG와의 합을 맞추기 위해 똑같은 연기 호흡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는데, 고윤준 배우를 비롯해 연세가 있으신 키노 하나 배우까지 누구 하나 힘든 티를 내지 않고 묵묵히 현장을 지켜주셨습니다."

어느덧 연예계 생활 22년 차를 맞이한 김재중. 현장에서 이제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맏형 라인에 속할 법도 하지만, 그는 "전 현장에서 아직 절대 첫째 라인이 아니다. 늘 위에 계신 선배들이 있다. 오히려 20대 때는 '30대 돼 봐라', 30대 때는 '40대 돼 봐라'라는 말을 들으며 난 언제쯤 그 위치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며 계속 새로운 과제가 생기고, 풀어야 할 것들이 생긴다. 하나를 해결하면 완벽해질 것 같지만, 해결하면 또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다. 나만의 고집도 생기다 보니 숙제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며 "그래서 삶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40대 불혹, 50대 지천명이라는 말도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자기 삶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얻고, 가족을 꾸린 뒤 가족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기본값이라면 저는 아직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 상태인 것 같아요. 스스로 만들어 놓은 숙제도 많고 책임감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더 이상 숙제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돼야 제 행복과 안정도 더 추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현재 가수 활동과 연기, 예능을 병행하는 아티스트이자, 매니지먼트사 인코드를 설립해 그룹 세이마이네임, 키빗업 등 후배 아이돌을 양성 중인 CEO이기도 하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행보를 찾아 나서는 원동력은 심플하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지론 때문이다.

"해보지도 않고 타인을 평가하기 전에 나 스스로를 먼저 경험시키는 게 첫 번째"라는 김재중은 "주변에서 과욕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감사하게도 멀티태스킹이 잘되는 편이다. 해외 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내 활동을 조금만 쉬면 '왜 활동 안 하냐'는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그저 열심히 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행보와 도전은 무엇일까. 김재중은 끝으로 엔터테인먼트 사를 이끄는 수장으로서의 묵직한 목표를 전했다.

"지금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회사 식구들이 기분 좋아할 만한 흥행권 안으로 진입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예요. 제 일은 타인을 미래와 인생에도 직결된 일이니까요. 그들을 웃게 만들어주고, 그들이 또 대중을 웃게 만들어주는 이 무한 루프 안에서 모두가 잘 살게 하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걸 잘 해내고 난 뒤에 제 다음 도전들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회사는 수익 창출이 우선이기에 감정적으로만 운영할 수 없어 두 가지 역할을 다 다루는 게 어렵지만, 저 또한 우리 회사의 IP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조심성을 가지고 양쪽을 다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웃음)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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