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18년 원클럽맨' 함지훈 "팬들의 응원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일문일답)

입력2026년 01월 27일(화) 22:08 최종수정2026년 01월 27일(화) 22:08
함지훈 / 사진=팽현준 기자
[고양=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의 '원클럽맨' 함지훈이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난다.

현대모비스는 27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소노와 원정 경기에서 54-99로 완패했다.

이날 승리로 연승을 달린 소노는 14승 21패를 기록, 종전 현대모비스와 공동 7위에서 단독 7위로 올라섰다. 6위 부산 KCC(17승 18패)와의 격차도 3경기 반 차로 좁혔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4연승에 실패하며 8위(13승 22패)로 내려앉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현대모비스의 '레전드' 함지훈의 은퇴 소식이 전해졌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함지훈은 18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그는 현대모비스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를 비롯해 2009-2010시즌 정규리그 MVP와 플레이오프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활약했다. 또한 KBL 베스트5에 여러 차례 선정되며 개인 기량과 팀 기여도를 모두 인정받았다.

현대모비스 구단은 "2월 6일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며 "공식 은퇴식은 4월 8일 창원 LG와의 홈 경기에서 치를 예정"이라 밝혔다.

경기를 마친 함지훈은 취재진과 만나 "시원섭섭하고 생소했다"며 "현대모비스는 저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함지훈 / 사진=신서영 기자
다음은 함지훈과 일문일답이다.

Q. 은퇴 발표가 나온 뒤 느낌은?
- 저도 기사를 봤다. 기사가 나기 전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보고 나니까 시원섭섭하고 생소하고 그랬다.

Q. 어떤 게 시원하고 어떤 게 섭섭했나?
- 아직 은퇴는 안 했지만, 은퇴하게 되면 힘든 운동 안 해도 되고 아파도 참고 뛰지 않아도 된다. 후련하고 편하다. 행복할 것 같다. 아쉬운 건 은퇴 전에 (양)동근이 형이랑 같이 반지 6개 차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지만 못하고 은퇴하면 아쉬울 것 같다.

Q. 올 시즌 끝나고 은퇴를 결정한 계기가 있나?
- 몇 년 동안은 은퇴 고민을 하지 않았다. 올 시즌 연봉 계약할 때 구단, 감독님, 코치님과 은퇴에 관해 많이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이제 발표를 하게 됐다.

Q. 후배들이 평소에 은퇴 농담을 많이 했다던데.
- 농담은 몇 년 전부터 한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이 몇 년 전부터 '우승하고 은퇴해라', '좋은 성적 받고 은퇴해라' 이런 식으로 얘기 많이 해줘서 고마웠다. 어린 친구들이 축하도 해주고 위로도 해줘서 참 고맙다.

Q. 처음엔 은퇴 투어를 고사했다고 들었는데. 마음이 바뀐 계기가 있나?
- 아직도 그 정도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주목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 구단에 안 하겠다고 했는데 가족들 생각이 났다. 또 구단 후배들한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한 팀에서 열심히 하면 팀에서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여러 가지 이유로 번복하게 됐다.

Q. 현대모비스란 어떤 의미인가?
- 가족, 가정, 집이란 표현이 젤 어울리는 것 같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많았다. 구단이 여기까지 키워줬고, 좋은 구단에 와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았다. 여러모로 해준 게 만든 팀이라 저에겐 가족이나 다름없다.

Q. 영구결번 얘기도 나오고 있다.
- 영광이다. 팀이 그렇게 인정해줘서 고마운 마음도 있다. 제 자신에게도 그런 영광을 누리게 된 점을 칭찬해 주고 싶다.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이다. 저도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Q. 은퇴 시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 아무래도 우승이다. 많이 하긴 했지만 할 때마다 새롭고 좋았다. 힘든 순간을 다 보장 받는 느낌이다. 5번 우승 모두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Q. 팀에 어린 선수가 많은데 주목하는 후배가 있나?
- 많이 보이는 것 같다. 특히 99즈 애들. 박무빈, 서명진, 이우석, 신민석 다들 제 앞에서만 그렇게 얘기하는 걸 수도 있지만, 감독님이나 저처럼 되고 싶다고 한다. 그 마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Q. 양동근 감독이 본인을 '함한결'이라고 표현했다. 직접 자신을 표현한다면?
- '함한결'이 참 마음에 든다. 저도 그걸로 하고 싶다. 기복 없이 꾸준했다는 느낌,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Q.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
- 신인 때부터 팬, 지도자, 같이 뛰는 선수들한테 필요한 선수로 불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합에 임했다. 꼭 필요했던 선수라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

Q. 감독님과 학창 시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어릴 때부터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해서 많다. 3년 동안 함께했다. 저는 뚱뚱했고 동근이 형은 시합 못 뛰고 스코어 보드만 넘겼다. 그런 걸 서로 봐왔다. 감독님은 절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는데 저는 '놀러온 선배'라고 생각했다. 그런 둘이 주목 받으면서 프로 생활을 했다. 재밌고 신기하다. 서로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Q. 지도자 생각도 있나?
- 은퇴 후 미래에 대해서는 구단과 아직 얘기는 안 해봤다. 은퇴하고 얘기해보려고 한다. 불러 주신다면 열심히 해보겠다. 그런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하겠다.

Q.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 감사하다는 말. 진심을 다해 하고 싶다. 성적에 상관 없이 모비스 팬분들이 항상 시합에서 응원도 해주시고 위로도 해주셨다. 덕분에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고 은퇴하게 됐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런 팬분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앞으로 시즌 끝날 때까지, 은퇴하고 나서도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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