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조보아가 오랜만에 사극이자 첫 OTT작품인 '탄금'을 선보였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조보아에겐 사극은 도전이고 욕심이었다.

지난 16일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이 공개된 직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조보아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탄금'은 실종되었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조보아는 극중 재이로 분했다.

'탄금' 그리고 재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조보아는 "대본을 먼저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고 스토리의 힘이 있었다. 빨려들어가 읽게 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재이가 가진 애틋함과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핍박받는 것에 대한 연민이 크게 다가와 표현하고 싶단 욕심이 생겼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은 원작 소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조보아는 "더 부드럽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더 파격적이고 더 비극적인 결말로 간다"면서도 "각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도 재미있게 읽었다. 정해진 부분들은 통일감을 가져가면서, 감독님이 계시고 배우들마다 색깔이 다르다보니 또다른 매력의 작품이 탄생한 거 같다"고 말했다.

'탄금'은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배우로서는 어려운 작품일 일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홍랑'이 진짜 동생이 아니라고 단언하지만, 점차 혼란스러워하게 되면서 변화하는 감정선을 그려내야 했다.

고민도 많았을 조보아는 "어떻게 해야 설득력이 있을까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그렇다고 뭔가를 열심히 만들어내기 보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대본과 대사에 충실하게 해보자란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그리워하던 감정과 경계하던 측은하게 여기고, 동변상련의 감정에서 사랑에 대한 감정이 하나로 연결된 거 같아서 조각조각 나누기 보다는 그것들을 연결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조보아는 재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까. 그는 "재이라는 아이는 결말까지 보면 굉장히 비극적인 캐릭터라 생각한다. 어릴적부터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다 유일한 가족인 홍랑이 실종되며 무너졌고, 새로운 홍랑과 감정을 이어가다가 그 아이까지 결국 죽음을 맞이하다보니 이 친구가 가진 서사와 감정의 폭이 크다 생각했다. 그때그때 감정 표현하는 것들이 다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답했다.

사극이라는 장르도 조보아에겐 큰 도전이 됐다. 더욱이 '마의' 이후로는 약10년 만의 사극이었기에 큰 부담이 아니었을까. 조보아는 "데뷔를 막했을 때였다. 사극이란 장르가 굉장히 어렵고 도전을 쉽게 하면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계기였던 거 같다. 그래서 (사극 장르를 하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린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작품에서 살짝살짝 한복도 입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이제는 한 번쯤 도전을 해보고 싶은 장르기도 했고 한복을 입고 옛 모습 속 재미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재이의 외적인 스타일링에도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이걸 진지하게 남자처럼 보여야 하니까 '수염을 붙여볼까?'란 얘기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집중을 방해할 것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대신 물건을 써서 부채나 갓으로 가려서 연출하려 했다"면서 "남장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보단 찍을 땐 재미있었다. 바지를 입고 담도 넘고.(웃음) 재미있었다"며 미소지었다.

조보아는 '탄금' 안에서도 상대 배역에 따라 톤도 조금씩 변화를 줬다. "부모님을 대할 때는 사극톤으로 진지하게 했다. 홍랑이나 무진이를 대할 땐 조금은 현대적으로 표현하더라도 감정이 더 잘 보여질 수 있게 표현하자는 얘길 많이 했다. 작가님도 재이의 대를 너무 딱딱하지 않게 써주셨던 거 같다"고 말했다.

진짜 홍랑의 유골을 찾은 장면에서는 밀려오는 감정 탓에 힘들었다고. "홍랑을 찾는 것. 1화부터 재이가 달려온 이유라 생각한다. 그날 감정이 주체되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세트였지만 우물 속에 내려가면서 점점 조금씩 감정이 나와야 하는데 이미 전 상황을 알고 있다보니 그 하루 종일 마음이 안 좋았다. 감정 컨트롤 하는 게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에서는 "홍랑이가 죽었는지, 일단 눈을 감고 잠든 건지 애매한 느낌이 나도록 해달라는 (감독의)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이자 촬영의 마지막 여정이었던 당시 현장을 회상한 조보아는 "감정이 주체되지 않아 눈물이 계속 났다. 절제하면서 다시 촬영을 했다. 시작할 때부터 이미 눈이 부어있어서 그 부분이 좀 아쉽더라"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10년을 훌쩍 넘기고 다시 임한 사극 장르는 어땠을까. 조보아는 "자신감을 되찾기보다 아쉬움이 남았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으로 다가온다. 항상 작품을 할 때는 생각한 것보다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 또한 2년 지나고 보니 '이렇게 해볼 걸' '다양하게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며 또 한번의 다음을 기약했다.

"'탄금'은 연기에 대한 긴장과 욕심에 활력을 더 불어넣어준 거 같아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집중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재미있게,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란 마음가짐을 안겨 준 작품이에요."

'탄금'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총 11부작.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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