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의혹…'암살자(들)', 뜨겁게 내달리는 진실 추적극 [무비뷰]

최종수정2026.09.16 07:49:10
기사입력2026.09.17 08:00:44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왜 '암살자(들)'일까. 1974년 영부인 저격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흥미를 자극한다. 영화 '서울의 봄'을 잇는 또 하나의 현대사 비극을 다룬 '암살자(들)'이 풀리지 않는 의혹을 던진다. 오는 23일 개봉되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1974년 광복절 경축식을 기점으로 전개된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형사 철구(유해진)와 팀원들은 경호에 만전을 기한다. 같은 시각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은 경축식 현장으로 신입기자 영일(이민호)을 보내 취재를 지시한다. 철구는 일본어를 사용하는 수상한 인물을 발견하고 입장을 저지하지만, 경호과장은 경호 지침이 변경됐다며 그를 강제로 통과시킨다. 행사가 시작되고 대통령과 영부인이 단상에 오른 순간, 문태광(박정민)이 달려 나가 총을 쏘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결국 영부인이 사망하자 현장 목격자인 철구와 영일, 그리고 TV 생중계를 통해 이를 지켜본 재환은 사건의 진실을 쫓기 시작한다. 문태광이 현장에서 저격범으로 체포됐으나, 그 배후가 누구인지를 두고 의구심은 커져만 간다. <@1> 영화는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상황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진실을 파헤치려는 기자, 범인을 잡으려는 형사, 그리고 이들을 탄압하고 막아서는 권력자들의 대립이 긴장감 있게 얽힌다. 문태광이 과연 진범인지, 배후에는 누가 있는지 물음표를 던지며 추리극의 재미를 선사한다. 사건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 실마리를 찾는 철구의 행보, 그리고 '6번의 총성과 사라진 탄환 2개'의 실체를 쫓는 이들의 긴박함과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타임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실제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은 물론, 탄압에 치열하게 맞섰던 1970년대 언론 상황을 곱씹게 된다. 결말이 알려진 역사적 사실 바탕이지만,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흥미로운 전개로 속도감 있게 극을 밀고 나간다. 다만 배후의 실체에 다다르는 후반부부터는 저격 사건보다 언론 탄압에 대항하는 이야기로 흘러가 다소 맥이 빠진다. 재환의 자유언론실천선언 장면 자체는 의미가 깊지만, 추리극으로 달려오던 분위기 속에서 인물의 과열된 사명감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와닿을지는 미지수다. 영화는 명확한 답 대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 채 마무리된다. 그럼에도 '암살자(들)'의 가장 큰 동력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박해일의 담백하면서도 강인하고 꼿꼿한 연기는 진실을 추적하는 언론인의 무게감을 더한다.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형사를 연기한 유해진의 존재감은 두말할 것 없다. 이민호 또한 재벌가 막내 출신 신입기자라는 캐릭터를 자신의 장점을 살려 생동감 있게 표현해 냈다. 특별출연진을 '보는 맛'도 있다. 오달수, 정우성, 박지환, 박훈, 류경수, 심은경, 박해준, 오정세, 신현빈, 엄태웅 등 수많은 배우가 짧지만 강렬하게 장면을 채운다. 물론 이들이 모든 관객에게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릴 수 있겠다. 러닝타임 131분.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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