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2026.07.01 16:14:34
기사입력2026.07.01 16:14:34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4년 전 한국 축구대표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으로 견인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에 조언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1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는 한 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처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책임을 인정하고, 1부터 10까지 원점에서 다 돌아보며 재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 감독과 함께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능력이 있는 지도자에게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온전히 맡겨서 이뤄낸 결과였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지난 4년 간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적합한 지도자를 찾지 못했고, 홍명보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도 2년에 불과했다. 그 결과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실패로 돌아왔다.
특히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패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벤투 감독은 "1차전 결과(체코전 2-1 승)가 좋아서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나도 한국의 1차전 후반전 경기력을 매우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축구에서 약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종종 벌어진다"며 "이번에는 한국이 그 이변을 겪었을 뿐이고, 핵심은 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벤투 감독은 4년 전 16강 진출의 바탕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과 코치진, 선수단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굳건한 믿음"을 꼽았다.
그는 "처음 부임했을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팀 고유의 전술적 색깔을 확립하고, 서로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선수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체계를 다지고, 선수들이 스스로와 그 과정을 믿게 만드는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숱한 위기와 어려운 순간들을 겪었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조별리그 마지막 포르투갈전을 앞둔 벼랑 끝 상황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벤투 감독은 "나는 한국에서 4년 넘게 팀을 이끌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내가 떠난 뒤 임시 감독을 포함해 4년 동안 4명의 감독을 거쳤다"며 "감독과 선수들이 신뢰를 쌓고 확고한 경기 철학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수뇌부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