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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
7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이야기다. 지난 7일부터 매주 4회씩, 총 16부작 공개 예정이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폭싹 속았수다'는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글로벌 순위에서 지난 7일 공개된 1막(1~4회)이 4위로 출발, 이어 공개된 2막(5~8회)은 2위, 3막(9~12회)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대해 박보검은 "감사한 마음이다. 다들 까까머리 관식이 안 나오냐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다들 그리워해주시고, 보고 싶어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나오는 모든 배우분들이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며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작가님의 글이 좋아서 이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에 남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 이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감동도 주고, 웃음도 주고, 행복을 주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저도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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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
박보검이 연기한 무쇠 양관식은 오로지 애순이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이다. 유년 시절부터 10대 시절, 청년, 그리고 중년에 이르기까지 한 여자만을 우직하게 지켜준다. 박보검은 그중에서도 10대부터 청년 시절의 관식이를 연기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이어지는 관식을 표현한 박보검은 "감독님이 10대 땐 아무래도 비주얼적으로 보여줄 때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듬직한 성정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증량을 했다. 그때는 많이 먹고, 꾸준히 운동하면서 듬직하고 기대고 싶은 인물로 연기하려고 외면적으로 표현했다"며 "20대가 넘어서 결혼하고 아기 아빠가 됐을 때의 관식이는 아가페적인 사랑의 결정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관식이가 애순이라는 소중하고 귀한 생명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는지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보검은 "애순이나 가족들이 넘어지거나 힘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올 수 있는 인물로 보이길 바랐다. 그런 분위기가 풍겨지길 바랐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더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말수가 없어지고, 내면적으로 여물어져 가는 부분이 컸기 때문에 말이나 표정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분위기가 주는 힘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박보검은 "관식이는 표정이 다양하진 않지만, 그걸 드러내는 건 오직 애순이한테만이었다. 혹은 본인이 사랑하는 금은동명이한테만 해당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관식이는 10대 끝자락, 애순과 함께 부산으로 도망칠 결심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밤, 두 사람은 소중한 아이를 갖게 된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관식이의 어깨에 매달린 책임감은 그를 조금 더 묵직하게 만들어줬다.
필모그래피 사상 첫 부모 연기에 도전한 박보검은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역할은 저에게 있어 도전이었다. 하지만 글이 좋아서 꼭 참여해보고 싶었다. 촬영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게 돼서 좋았고, 아역 배우들과 자녀들을 따라 현장에 오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다"며 "그분들을 보면서 관식이와 애순이가 서로 사랑해서 낳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할지 그 마음을 갖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저도 부모로서 금명이와 은명이를 어떻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볼 지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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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
박보검의 애끓는 부성애 연기가 폭발하는 장면은 막내 동명이를 잃는 장면이다. 태풍이 오던 제주의 어느 날, 동명이는 홀로 밖에 나갔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애순이는 그런 동명이를 끌어안고 오열하고, 관식이는 처음으로 무너진다.
해당 장면이 언급되자 박보검은 "그 장면이 자식을 잃은 슬픔을 실제로 겪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다 담긴 장면이었다"며 "그때의 저는 차마 애순이와 동명이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경자(백지원) 이모, 양임 이모(이수미), 충수 이모(차미경)만 바라보면서 계속 울음을 삼켰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관식의 시간선은 총 네 명의 배우가 연기했다. 어린 관식은 아역 배우 이천무가, 소년 관식은 문우진이, 청년 관식은 박보검이, 그리고 3막부터 중년의 관식은 박해준이 연기했다.
다만 3막으로 넘어가며 일각에선 청년 관식인 박보검의 분량이 실종돼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이에 대해 박보검은 "어떻게 보면 감사하다. 관식이를 좋아해 주셔서 그런 것 같다. 워낙 작가님의 글이 주는 힘이 컸다. 제가 곧 박해준 선배고, 박해준 선배가 곧 천무, 우진이었다"며 "관식이라는 인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물론 4막에서도 중간중간 청년 관식이가 나오니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저도 아쉬웠다. 청년 관식이의 까까머리 시절과 똑단발 시절 애순이의 모습을 더 길게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 그래도 애순과 관식의 일생을 담은 이야기고, 거기 나오는 배우들이 연기한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으니까 이 작품 자체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보검은 "어린 관식을 표현해 준 현무와 우진, 나중에 어른 역할을 맡아주신 해준 선배가 관식이를 잘 만들어주신 덕을 제가 보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4막에서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선배 박해준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박보검은 "아무래도 말수가 적은 인물이라면, 목소리가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했을 때 '툭 툭' 던지는 말의 힘이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감독님께서 처음에 관식이는 제주도에 사는 인물이지만, 아버지만 제주도 쪽이고, 어머니는 제주도 사람이 아니라고 설정해 주셨다. 거기에 오민혜 선배의 연기톤을 생각하고, 제주도 톤의 수업을 받을 때도 그 부분을 접목시켜서 구수한 청년이지만 강인하고 우직한 느낌이 내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준 선배의 덕을 많이 봤다. 사실 해준 선배와 대본 리딩 때 만나 뵌 게 처음이었다. 촬영에선 만날 수 있는 장면이 없었다. 대본 리딩 때 만나 뵙고 완성된 드라마를 봤는데 관식이의 시간이 물 흐르듯이 잘 넘어가더라. 선배께 너무 감사했다"며 "선배가 가진 분위기에 제가 잘 스며들 수 있게끔 자연스럽게 묻어가더라. 제가 관식이의 걸음걸이도 신경을 썼는데, 선배도 그 부분을 알고 해 주셨던 것 같다. 만약 모르고 하셨다면 그 부분이 통한 거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힘듦이 느껴지는 걸음걸이다. 해준 선배뿐만 아니라 어린 애순과 어린 관식을 연기해 준 두 배우도 지금의 청년 관식과 애순의 서사를 잘 만들어줄 수 있게끔 연기해 준 덕분에 더 몰입이 잘 되고, 잘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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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박보검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
군대 전역과 함께 '폭싹 속았수다' 촬영에 돌입했다는 박보검은 "군 전역 이후 캐릭터적으로나 장르적으로나 작품적으로나 하고 싶은 범주가 조금 더 넓어졌다. 지금 30대지만, 어렸을 때부터 차근차근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할이 필요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그 안에서 글을 읽고, 공감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치가 조금씩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이것도 하고 싶고, 이런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지금은 아직 보여드리지 않은 더 다양한 작품과 역할들에 대한 행보가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폭싹 속았수다' 공개 이후 앞서 박보검의 출연작이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메가 히트작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보검은 "'응팔'에서 최택이 지켜주고 싶은 소년이었다면, 관식이라는 인물은 기대고 싶은 듬직한 인물이다. 두 작품 모두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응팔'이 겨울에 보고 싶은 작품이라면, '폭싹 속았수다'는 봄에 보고 싶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여름엔 '굿보이'(박보검 차기작), 이제 가을만 하나 있으면 된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박보검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역할의 범주나 역할이 가진 직업들이 조금 더 다양해지게 되는 것 같다. 작품을 대하거나 접근하는 방법이 더 넓어져서 앞으로 제가 보여줄 연기, 혹은 역할들이 기대된다"며 "'폭싹 속았수다'는 저에게도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함께 하길 잘했고,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추억할 수 있는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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