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배역을 잘 소화해야 하는 건 연기자의 의무"라는 배우 이현욱. 자신에게 다소 엄격하게 늘 자신을 관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도적'은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이현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도적: 칼의 소리'에서 조선인으로 최연소 일본군 소좌가 돼 독립군 토벌에 앞장서는 이광일을 연기했다.

'도적'은 넷플릭스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도 모이고 있는 상황, 그는 밝게 소감을 말했다. 이현욱은 "보면서 많이 벅찼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스타일이 나왔다'는 말이 듣기 좋았던 거 같다. 캐릭터 볼거리가 많다는 말에도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이광일 역을 소화하는 데 있어 그는 "서사가 조금 부족해서 더 기회주의자로 보이는 모습들이 있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도적'이 인물들 간의 서사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만약 시즌2로 넘어가게 된다면 확실한 서사들이 있을 거다. 시즌1로 따졌을 때는 많이 축약돼서 표현된 게 사실이다. 시즌2가 나온다면 서사가 풍성해질 거여서 밸런스는 그게 맞다고 생각을 한다. 인물적 서사가 부족해서 판단하는 데 여러 갈래길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친일을 하는 이광일 역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신경을 썼는지 궁금하다. 이현욱은 "작품 가볍게 보는 분들도 있고 밀도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역사적 사실 고증을 하면서 작업을 했다. 두둔을 하고 친일을 미워하고 싶지 않다. 그 역사적 시대 안에서 딜레마 안에서 살았던 인물도 있다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 항상 딜레마와 불안감을 가진 사람이다. 겁도 많으면 화도 많이 내는 거 같다. 아이 같은 직관적 표현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일본이 좋아서 친일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간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알렸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았지만 인물들의 서사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해 이현욱은 "편집으로 축약된 것들이 있다. 일방적인 관계가 됐다. 시즌으로 넘어가서 시즌2로 넘어간다면 풍성해지고 감정을 표출하는 데 정당성은 생길 거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굉장히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도적'이 매력적인 이유가 있었을 까. 이현욱은 "인물들이 가진 선택들과 행동이 모두 다른 게 좋았던 거 같다. 인물들이 가진 다른 선택들이 눈길을 끌었다. 각자가 하는 선택들이 저한테 와닿았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악랄한 일본군이었던 만큼 고문신에 대한 질문도 언급됐다. 이현욱은 "잔인함이라는 감정을 갖고 무한하게 펼칠 수 있는 거여서 연기적으로 흥미가 있었지만 사람으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라 생각하지 느 않았던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광일 역에 나를 대입하면 수치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광일은 정말 본능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일본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서 유창함을 보였던 이현욱. 이현욱은 대학교 시절 잠시 일본에서 공부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마치고 갔었다. 오춘기였던 거 같다. 예고를 나오고 예술대학교를 가면서 일상에 권태를 많이 느꼈던 거 같다. 그때는 깡이 있었는지 한예종이 동경대랑 자매학교다. 근데 연극영화과가 없더라. 가부키, 연극학과가 있고. 매체는 엔터테인먼트에서 관리를 하더라. 학교에서 뭔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던 거 같다"라고 알렸다.

이어 "'도적' 속 일본어 구사에 대해 일본인들 특유의 뉘앙스는 빼고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좀 생각을 해서 연기를 했던 거 같다. 제국주의 말이 일본에서도 잘 안 쓰는 말들이다. 단어나 표현방식이 달라서 형한테 의지를 했다. 일상적인 뉘앙스를 알고 있었던 거 같다. 아예 처음 하는 사람 보다는 수월했다"라고 설명했다.

서현 배우와 호흡은 어땠을까. 이현욱 "저한테는 마음속 소녀시대 지만 배우로 만났을 때 놀란 거 같다. 열심히 몸도 던지고 흡수하고 그런 것들도 빠르고. 이해력도 빠르고 그랬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했다. 물론 저도 그렇고 모두가 부족한 점을 채우고 가지 않냐. 사실 근데 기대가 안 드는 사람도 있지 않냐. 근데 서현이는 어떻게 성장해갈 지 궁금하더라. 같이할 때 즐거웠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남길 배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겁이 났던 거 같다. 작품을 많이 하고 유명한 선배고. 나랑 인간적으로 맞지 않았을 때 겪는 피로감이 있지 않냐. 근데 다가와주고 그랬어서 처음에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선입견을 가진 게 미안할 정도로 영향을 받았던 거 같다. 좋은 선배이자 형을 얻은 거 같다"라고 밝혔다.

'블랙의 신부' '마인' 등 활발한 활동으로 입지가 넓어지고 있는 이현욱. 그는 '도적'도 자신의 필모에 감사한 작품으로 남은 거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이렇게 큰 대작에 참여한 게 큰 의미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건 저한테 큰 일이다. 저한테는 작품 하는 거에 대해 큰 목적을 두지는 않는다. 역할로서 제가 해야 하는 건 의무라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 인생에 큰 의미로 두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현욱은 "아직 보여드린 것도 없고 악역을 그만해야하나 생각을 한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근데 생각보다 많이 배우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 적은 없더라. 악역을 과감하게 생각하는 게 성격이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표현도 다르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 큰 틀로 악역이라고 생각을 했다. 악역만 고집한 건 아니고. 도전해볼만한 요소들이 있으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 같다. 그런 걸 보고 작품을 고른 거 같다. 의미없는 악역은 거절을 하는 거 같다. 내가 풀어갈 수 있는 악역은 도전할만하다. 앞으로도 그럴 거 같다"고 전했다.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여전히 자신의 일에 여러 고민을 안고 있다고 알린 이현욱. 배우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그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제일 잘할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가식적으로 카메라 앞에 서 있는게 행복하다고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가끔 배우 준비하는 친구들이 감동을 주는 배우가 꿈이다라는데 저는 그건 연기를 하는 사람의 의미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 거에 대해서 포장하고 싶지 않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감정이나 감동이 됐던 표현하는 게 저희의 일인데 저는 연기를 이성적으로 하고 싶고 객관적으로 기분에 심취하지 않고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저도 잘 빠지는 성격이라 가혹한거다. 되게 많이 그만두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생각은 요즘에도 할 때가 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다짐을 한 게 연기를 한 것에 흥미를 잃었을 때는 그냥 떠나자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아직까지 하지 못했던 것도 많고 재미가 많아서 진행 중이지만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 같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런 생각을 하는 거 같다. 우습고. 이 역할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고 혼란스러움이 많다"고 알렸다.

끝으로 그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목표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게 사람들한테 상처도 주고 어떤 사람한테는 적이 되기도 하는데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나라는 사람에 비해 내 주변에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이 정말 많은 거 같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한텐 가혹할지언정 남한테는 좋은 말을 하고 따뜻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작품하고 좋은 얘기들을 듣고 보면서 해주는 게 없는데 그렇게 해주는 걸 보면서 더 느끼고 그랬던 거 같다. 내가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닌데 좋은 사람으로 생각해 주는 걸 보면서 노력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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