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전형적인 잘생긴 외모에 늘 멋있는 역할만 맡는 배우', 이같은 대중의 오랜 편견을 송승헌은 다양한 변화를 통해 스스로 탈피하고 있다. 매 작품 연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그였다. 송승헌은 영화 '인간중독'에서는 부하의 아내와 바람을 피우는 연기를 했고, OCN 드라마 '블랙'에서는 저승사자 역할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그랬던 그가 올해는 OCN 드라마 '플레이어(극본 신재형·연출 고재현)'에서 천재 프로 사기꾼 강하리 역을 맡아 유쾌한 연기를 선보이며 신선함을 안겼다. 2003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여름향기' 조연출이었고 '블랙'에서는 B팀 감독이었던 고재현 감독과의 인연으로 '플레이어'를 하게 됐다는 송승헌은 "사석에서 친한 형, 동생으로 지내서 '플레이어'라는 작품 계획에 대해 듣긴 했다. 제가 낯을 가려서 친한 사람과 있을 때, 안 친한 사람과 있을 때 차이가 큰데 감독님께서 본인과 있을 때의 제 모습들을 강하리로 표현하면 좋지 않겠냐고 했다"며 '플레이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플레이어'는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무겁지 않게 연기해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제가 연기에 쪼가 있어서 감독님이 너무 진지하지 않게 웃으면서 가자고 하셨다"는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저를 다시 봤다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고 놀랐다. '내가 정형화된 모습으로 비쳤구나' 싶었다. 농담도, 욕도 안 할 거 같은 이미지를 가졌다는 걸 다시 한번 느껴서 앞으로도 새로운 캐릭터를 더 많이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1> '플레이어'를 통해 새로운 성격의 캐릭터에 도전했다는 것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주로 하던 로맨스, 멜로가 아닌 장르물이라는 것도 송승헌에게는 큰 차이점이다. '블랙'을 통해 장르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 이번 작품에도 출연했다는 그는 "정신없이 사건을 쫓아가고, 멜로선이 들어가 있지 않아 재미를 느꼈다. '블랙' 때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드라마를 처음 해봤는데 수위도 자유롭고 더 재밌더라. 내가 왜 그동안 장르물을 안 했을까 싶었다"며 "'플레이어'도 멜로선이 거의 없었다. 이런 장르물의 재미를 많이 느꼈다. 앞으로 멜로 영화를 하면 닯살스럽지 않을까 걱정될 정로도 장물의 재미에 빠진 것 같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1995년에 데뷔한 23년 차 베테랑 배우지만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누구보다 커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 '배우'는 직업 이상, 이하도 아니었고 욕심과 재미를 느낀 건 최근 3~4년 사이란다. 그는 "20대, 30대 때는 너무 갑작스럽게 배우가 됐고 어느 날 방송국에서 연기하라고 해서 배우가 됐다. '이게 내 직업이고 돈 버는 수단인가'라고 생각하다 20대가 지나갔다. 30대 때도 연기 재미는 못 느꼈다. 당연히 준비도 없어서 연기 욕만 먹었다. 그러다 팬레터를 받았다. 내용이 원래 다 똑같지 않냐. 그런데 거기에는 '당신 때문에 감동을 받고 행복을 느낀다. 당신의 직업이 감동을 주는 직업이니까 감사하며 살라'라고 쓰여 있었다.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그때 이후로는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2> 40대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묻자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결혼"이라고 단번에 답한 송승헌은 "40대 안에는 해야될 것 같다. 주변에 병헌 형, 배용준 선배, 동엽 형한테 물어보면 내 나이쯤에 결혼했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되게 늦게 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해 망설여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다 보니까 누군가가 옆에 24시간 내내 불어있는 게 불편할 것 같다. 그렇다고 결혼을 안 할 건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한 거다. 주변을 봐도 이제 간 사람이 더 많다. 갔다가 온 사람도 많다 10명 중 3~4명이 왔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데 그래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아내, 아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며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고 있는 송승헌은 "저는 저를 잡아주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며 "가정적이고 현명한 사람이 좋다. 어렸을 때는 예쁘면 좋았는데 나이가 드니까 외적인 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제가 감정적이고 현실 파악을 못 하는데 중심을 잡아주고 조언해줄 수 있는 친구면 좋을 거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