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소용없어 거짓말'에서 절절했던 짝사랑을 막 끝낸 배우 윤지온은 앞으로도 더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작품에 참여하며 더 고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것은 역량을 늘리고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은 거짓말이 들려서 설렘이 없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김소현)와 비밀을 가진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가 만나 펼치는 거짓말 제로, 설렘 보장 로맨틱 코미디. 윤지온은 극 중 J엔터테인먼트 대표 '조득찬' 역으로 분했다.

작품에서 큰 반전을 품고 있었던 '조득찬'의 양면성을 연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다만 윤지온은 "악역이건 선역이건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최대한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도하'라는 캐릭터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 연기했다"고 말했다.

'키 플레이어'라는 것은 알고 시작했지만, 윤지온은 "초반에 밝고 허당인, 친근한 형·오빠였는데 어떻게 변할까 싶었다.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겟다 싶어서 욕심이 많이 났다"라며 작품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를 밝혔다.

또한 '소용없어 거짓말'은 작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거짓말'을 소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주인공 '목솔희'처럼 타인의 거짓말을 알 수 있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윤지온은 불행한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이 상대방을 위해 혹은 선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마저(선의마저도) 거짓말로 들린다면 불행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한국사람은 '밥 먹자'라는 것도 거짓말이 되는 거 아니냐.(웃음)"고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다만 '조득찬'의 결말과 관련해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는 거. 그게 굉장한 후폭풍을 몰고 온 다는 걸 배웠다"면서 "어쨌건 득찬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죗값을 충분히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득찬은 절절하고 애틋한 짝사랑을 한 인물이기도 한데, 이러한 조득찬의 감정을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윤지온은 "마지막 대화를 나눈 '도하'가 나가면 '도하야 잘 지내' 덤덤하게 말하는데, 그 세 글자 때문에 제가 감정이 터져버렸다. 대본 속 지문에는 '덤덤하고 무심하게'라고 하는데 전사들이 쌓여 그게 잘 안 되너다. 끅끅 거리다가 문 닫히니 엉엉 울었다. 감독님도 말씀하셨고, 자칫 '득찬'이 동정받을 수 있다란 생각이 들어서 다음 테이크에선 엄청 눈물을 참았다"라고 털어놓았다.

"누구나 짝사랑을 경험하죠. 짝사랑에 대한 마음은 공감이 갔어요. 그렇지만 '득찬'에겐 그 마음이 적용되면 안 된다 생각했어요. 옹호나 동정받으면 안 되니까요. 잘못을 다잡을 기회가 있었고 그때라도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결말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니까요."

윤지온은 연극으로 연기의 길에 발을 들인 지 10년째다. 그렇지만 "'왜 제자리걸음이지?'란 생각이 든다. 모니터를 할 때마다 제가 부족해 보인다. 물론 배우 입장에서 연기에 만족한다는 건 성장을 멈춘다는 얘기겠으나, 늘 아쉽고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싶어서 그런 걸 보면 제자리걸음 같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고 인색하다는 윤지온. 자신에게 칭찬 한 마디도 어색해하며 오히려 '앞으로도 고생해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저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원동력 삼아 달려왔다고.

그렇다면 윤지온의 앞으로 10년은 어떨까. 그는 "조금씩 스펙트럼이 넓어질 거 같다. 더 많은 캐릭터에 도전할 것이고, 또 하고 싶다. 앞으로 10년은 더 고생해야겠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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