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닥터X' 첫 주부터 강렬 존재감…처세술 뒤 감춘 진심

입력2026년 10월 12일(월) 10:01 최종수정2026년 10월 12일(월) 10:02
닥터X 김영민 / 사진=SBS 캡처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배우 김영민이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 권력의 향방을 읽는 노련함과 자신의 꿈을 향한 절박함을 동시에 드러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는 실패도 타협도 모르는 수술 실력을 지닌 닥터X 계수정(김지원)이 병원 내부의 부조리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김영민은 연구와 논문에 몰두하며 병원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반외과 교수 도윤식 역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도윤식은 병원 내부의 권력 구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는 데 능숙한 인물이다. 기존 병원장 김명섭(김종구)의 최측근으로서 원장의 권위를 세우는 데 힘을 보탰지만, 병원의 주도권이 부승권(손현주)에게 넘어가자 곧바로 새로운 권력의 편에 섰다. 상황에 따라 유리한 선택을 거듭하는 도윤식의 모습은 그의 노련한 처세술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 의문을 남겼다.

여기에 병원의 기존 질서와 위계에 얽매이지 않는 계수정의 등장은 도윤식에게 새로운 변수로 작용했다. 자신의 권위와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계수정을 경계하면서도 섣불리 대응하지 않고 상황을 살피는 그의 모습에서는 계산적인 면모가 엿보였다.

2부에서는 박광철 회장의 췌장암 수술을 계기로 도윤식의 예상치 못한 한계가 드러났다. 집도의로 나선 그는 환자의 안전을 고려해 수술을 준비했지만,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퍼진 종양 앞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높은 사망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동맥 절제술을 진행하지 못하고 수술을 마무리하려던 순간, 부승권의 요청으로 수술실에 들어온 계수정이 집도를 이어받았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수술을 이끄는 계수정 앞에서 도윤식은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자존심을 내세워 수술실을 떠나는 대신, 계수정의 수술을 보조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수술 현장을 외면하지 않은 선택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도윤식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줬다.

수술이 끝난 뒤 도윤식은 부승권에게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이 수술실에 남아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버틸 겁니다, 그래서 꼭 이 병원에서 저의 자리를 새기고 제가 꿈꿨던 것들을 이룰 겁니다. 원장님 아시잖아요. 제 꿈을요"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권력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도윤식이 자신의 꿈 앞에서는 무너진 감정을 감추지 못한 순간이었다. 그에게 병원장이라는 자리가 단순한 권력욕의 대상인지, 오랫동안 품어온 목표이자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인지 궁금증을 남겼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을 거듭해 온 그가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김영민은 이처럼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도윤식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냈다. 부원장으로서 젠틀하고 교양 있는 태도를 유지하다가도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계수정 앞에서는 지위와 권위를 앞세웠다. 계수정의 거침없는 지적에 자존심이 상하고 흔들리는 모습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의 취약한 내면까지 엿보였다.

특히 수술실에서 한계를 마주한 뒤 부승권에게 자신의 꿈을 호소하는 장면은 도윤식의 복잡한 심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환자보다 연구와 원내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인물처럼 보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술실을 떠나지 않은 그의 선택에는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자신의 꿈을 향한 미련이 교차했다. 김영민은 무너진 자존심과 포기할 수 없는 열망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도윤식을 단순한 권력 지향형 인물로 규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방송 초반에는 원내 정치에 능숙한 현실주의자의 모습으로, 2부 말미에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꿈을 놓지 못하는 인물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서로 다른 인상을 남긴 김영민. 인물의 약점과 야심, 그 이면에 감춰진 절실함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권력을 좇는 처세가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버티는 의사 사이에서 도윤식이 어떤 선택을 이어갈지, 김영민이 그려낼 다음 이야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김영민이 출연하는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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