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으면 살고 떨어지면 죽는다…'나를 충전해줘', 뻔해도 찌릿한 매력 [OTT클릭]

입력2026년 10월 06일(화) 09:00 최종수정2026년 10월 02일(금) 18:28
나를 충전해줘 포스터 / 사진=넷플릭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몸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연애에선 재앙이 됐다. 누군가와 손만 잡아도 전류가 흘러버리는 여자, 그런 그에게 처음으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 남자라면 내 '인간 고무장갑'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이 남자라면, 평생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연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는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극본 송유채·연출 박수원)는 인공 심장 배터리가 방전된 남자와 전기 능력을 지닌 여자의 만남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충전'이란 비현실적 설정을 로맨스의 장치로 활용해 두 사람의 관계를 풀어낸다.

주인공 나보배(채수빈)는 드라마 작가이자 모태솔로다. 남자가 손을 잡으려는 순간에도 화들짝 놀라 도망칠 정도로 타인과의 신체 접촉을 극도로 꺼린다.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벼락을 맞은 뒤 몸에 전기가 흐르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나보배의 전기 능력은 감정과도 연결돼 있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전류가 강해지면서 타인과의 접촉 자체가 위험해진다. 결국 이 빌어먹을 능력 탓에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어도 가까워질 수 없고, 철저히 혼자가 된다.

그런 나보배의 앞에 백호랑(김영광)이 등장한다. 국내 최고 대기업의 재벌 3세 백호랑은 까다로운 오너지만 필요할 땐 과감한 결단도 내리는 인물이다. 그는 스타 배우 지은호(차우민)의 섭외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현기증을 느끼고, 중심을 잃는 과정에서 나보배와 입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백호랑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보배는 로맨스물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거란 판단 속 '인생에 처음 나타난 고무장갑' 백호랑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백호랑이 가진 비밀은 심장에 있다. 인공 심장을 몸에 넣은 탓에 나보배와 접촉해도 전류가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백호랑은 방전 직전인 자신의 심장이 나보배로 인해 충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기 위해 제안을 한다. 이 가운데 '나보배의 1호 팬' 지은호도 나보배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한다.
나를 충전해줘 스틸 / 사진=넷플릭스

사연을 가진 재벌 3세 남주인공과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그리고 여주에게 대놓고 다정한 연하 서브 남주까지. 로코에서 흔히 본 클리셰들이 이야기 곳곳에 배치됐다.

남주와 서브 남주가 티격태격하는 모습 역시 장르적 익숙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겉바속촉' 스타일의 츤데레 백호랑과 처음부터 나보배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지은호가 상반된 매력으로 삼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아직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펼쳐진 건 아니지만, 두 남자가 나보배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인간 고무장갑' 김영광과 '인간 토끼' 채수빈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인다. 체격 차이 만큼이나 다르게 생긴 두 사람은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로맨스에 힘을 더한다.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더 글로리' 속 변태 교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허동원은 180도 다른 캐릭터로 등장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친근한 서민 엄마' 김미경의 재벌가 회장 변신과 '신 스틸러' 공민정의 특별출연 등도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작품의 가장 큰 약점은 역시 뻔하디 뻔한 스토리다. '전기'와 '인공 심장'이란 판타지적 소재가 더해졌지만, 큰 틀에서 보면 결국 장르의 익숙한 문법을 따른다.

그렇다고 반드시 새로운 이야기여야만 하는 건 아니다. 로코가 가진 힘은 결말이 훤히 보이는 내용도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이지 않나. 향후 전개를 통해 얼마나 재밌게, 얼마나 설레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일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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