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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전 회장 / 사진=DB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감독 선임 절차, 협회 운영 전반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점검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혔다.
정 전 회장은 "재임 기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으나 논란과 월드컵에서의 미흡한 성과에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홍 전 감독 역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대표팀에 보내주신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청문회는 시작 전부터 힘이 빠졌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박항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핵심 증인과 참고인 상당수가 불출석하면서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을 둘러싼 의혹을 깊이 있게 검증하기 어려웠다.
의원들은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을 상대로 특혜 의혹과 학연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24년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서 이미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 반복됐고, 이른바 '빵집 면접' 논란 등 팬들에게 익숙한 의혹이 다시 거론됐을 뿐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장면은 많지 않았다.
이번 청문회는 대표팀 실패의 원인과 협회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향후 한국 축구의 쇄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실제 청문회에서는 일부 질의가 본질에서 벗어나면서 정작 핵심 쟁점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 초반부터 이재명 대통령 책임론을 두고 충돌하며 정치 공방을 벌였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아공전 당시 손흥민과 이재성의 선발 제외 배경을 묻는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유튜브 쇼츠 영상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이강인이 김진규 코치를 향해 무언가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최 의원은 "손흥민을 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 아니냐, 홍 전 감독의 보복성 선수 기용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여기 국회다. 위증하면 안 된다"고 질의했다. 이에 김 코치는 "이강인이 교체 투입을 요청한 선수는 손흥민, 이재성이 아닌 조규성이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최 의원은 "그럼 왜 졌느냐. 졸전을 벌이고 왜 졌느냐. 축구 팬들이 틀렸다는 것이냐. 저런 태도 때문에 우리나라 축구가 그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도 이 모양인 것"이라고 계속해서 강하게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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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전 감독 / 사진=DB |
일부 의원들은 증인의 답변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질의를 마무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간 제한이라는 현실적이 제약이 있었지만 설명을 끝까지 듣기보다 호통을 치거나 질문을 한 뒤 답변을 끊는 장면이 반복됐다.
대다수 의원들은 축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어 보였다. 북중미 월드컵 이후 사퇴한 정 전 회장에게 "5선에 도전할 것이냐"고 묻거나, 대한축구협회(KFA)를 잘못 지칭해 "AFC 규정이 KFC가 따라야 할 강제 규정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가(家)의 축구 기여도를 문제 삼는 발언도 있었다. 현재 현대 그룹은 K리그 3개 구단을 운영 중이다.
팬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책임 소재가 명확히 규명되고 쇄신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했다. 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이 사랑하는 한국 축구가 다시 도약하기를 누구보다 바랐다.
그러나 실제 청문회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축알못' 의원들의 질의가 핵심을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제대로 된 질문도, 이를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했다. 의혹성 질의가 난무했고 청문회를 진행한 의미가 퇴색됐다.
반면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고 문제점을 추궁하며 비교적 날카로운 진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10시 40분이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방안에 대한 결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축구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문회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런 것도 의원이라고', '축구 모르면 빠져라', '핵심인 이임생이 빠져서 맹탕이 됐다', '축구 유튜버들이 나와서 질문하는 게 더 나을 수준', '홍명보, 정몽규 얼굴 보고 화났는데 의원들 수준에 더 열남', '왜 국회의원이 전술에 선수 기용까지 지적하고 있냐', '축구협회 수준이 아니라 국회 수준을 보여주는 청문회였다', '어떻게든 호통치는 장면 남겨서 영상 만들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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