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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사원 강회장 고혜진 감독 /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제공 |
JTBC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극본 현지민·연출 고혜진)는 사업의 신이라 불리는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사고를 당하면서 원치 않는 2회차 인생을 살게 되는 리마인드 라이프 스토리 드라마다. JTBC 효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자의 작품이자,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마스크걸' '약한영웅2' '폭싹 속았수다'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주가를 높이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이준영이 주연을, 전 국민이 아는 연기 베테랑 배우 손현주가 힘을 보탠 작품이란 점에서 관심과 기대가 쏠렸다. 이 가운데 연출을 맡은 고혜진 감독이 메인 연출자로는 첫 작품이란 점에서도 호기심 어린 시선이 모였다.
이러한 관심 속, 고혜진 감독은 입봉작임에도 최고 시청률 13.6%이라는 두 자릿수 성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흥행에도 불구하고 사실 고혜진 감독에겐 주말마다 피 말리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방송 끝난 뒤 반응 보고 새벽에 잠들고, 시청률 나오는 아침 6~7시에 패닉 상태로 눈을 뜨고, 시청률을 확인하고 나면 잠이 안 와서 다시 잠들지도 못했다"라며 시청률이 주는 압박의 공포를 털어놓았다.
다행히 작품은 첫방 시청률 3.7%로 시작해 매회 상승세를 타고 10%의 벽을 넘어섰다. 고 감독은 "저희가 배우들이랑 7~8%만 넘어서도 감사할 거 같다고 했는데 기대한 것의 2배가 나와서, 과분할 만큼 꿈 같은 시청률이었다. 두 자릿수라는 게 꿈만 같다"라며 감격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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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제공 |
고 감독은 향후 작품에 대한 부담과 높아진 기대를 잘 알고 있었다. 첫 작품부터 흥행하면 큰일난다는 선배들의 걱정도 있었지만, 고 감독은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고,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기대와 부담도 커졌다. 그래도 지금은 최대한 즐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이 시작부터 주목받았던 또 다른 이유.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던 점 때문이었다. 크리에이터로서 어떤 역할을 했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 감독은 "집필 과정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김순옥 작가님과 현지민 작가님이 어떻게 작업하셨는지 모른다. 작품의 방향을 정하는 큰 회의 때 참여하셨고 이후에는 스케줄을 맞추기 힘들어 현 작가님과 작업하셨던 걸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청 개입하신 느낌이 아니라 저희에게 큰 고민이 있을 때 멘토 같은 존재셨다. 제가 느끼기엔 어떻게 해라 이런 거 없이 저희에게 많이 맡겨주셨다"라고 덧붙였다.
고 감독은 김순옥 작가에게 들었던 격려의 한 마디도 털어놓았다. 그는 "3부 방송 다음 날, '감독님 너무 잘했다. 감독님 덕이 크다' 이런 장문의 카톡이 왔다. 시청률 7~8% 넘으면 맛있는 거 사주시겠다 했는데 실제로도 사주셨다.(웃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가님들은 글과 영상을 비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들 아니냐. 글에 대한 애착이 크실 텐데 영상으로 바뀌는 과정에 대한 아쉬움이나 서운함도 있으실 거라 생각된다. 그런 분들이 연출에게 '촘촘하게 행간을 잘 채워줬다' 해주셔서 초보 연출자로선 정말 든든한 파트너였다.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건 그 분들 덕분"이라며 김순옥·현지민 작가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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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제공 |
'신입사원 강회장'은 JTBC의 효자 작품이었던 '재벌집 막내아들'과도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그점에서 원작 및 드라마팬들의 기대와 우려섞인 반응을 받았기에 부담도 크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고 감독은 "스스로 기준을 높게 세우는 편이라 저도 부담을 엄청 느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부담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좋았다. 마블 영화 감독이 된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어벤져스'가 너무 잘 됐는데 내게 '이터널스'를 해보라는 느낌이었다. 기대와 우려를 팬덤도 갖고 계셨던 걸로 안다. 그런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건 부담이 아니라 복이라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는 무한히 감사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카피할 수 있을 거라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결이 다른 작품이기도 하고. 귀여운 동생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란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열연, 코미디로 시작해 흥미진진한 사건사고들이 몰아치며 큰 인기를 모았지만 엔딩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고 감독은 "저희 시작이 박치기로 영혼이 바뀌는, 판타지와 코미디로 톤을 세게 잡았다. 중간에 진지해지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랐고, 황준현의 서사가 원작과 달랐기에 원작과 같은 엔딩은 안 된다 생각했다"라고 제작진의 생각을 전했다.
다만 "우리는 톤과 분위기와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란 생각에 메인 스토리를 일직선으로 따라가다보니 등장인물들의 미래 등을 시청자가 마음 가까이에 두고 보신다는 것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준현이 캐릭터에 몰입하셨고 진지하게 봐주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청자 '과몰입'을 유도한 작품이었다. 주인공 황준현의 서사만 아니라, 12부작이란 짧은 호흡 안에 강회장과 아내 선희의 감정선을 담아내지 못한 점도 연출자로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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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제공 |
결국 선택과 집중이었다. 중심이 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일관되게 이야기를 끌고가는 노선을 택한 것이었다. 고 감독은 대신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부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나. 그래서 황준현과 방글이의 애매한 선을 빨리 아빠로 돌아와야 한다 생각했다. 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몰아붙이는 게 중요했다. 부녀지간 트랙을 좀 더 세게 타려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 미묘한 설렘을, 방글이가 아버지인 강화장을 미워하면서도 아버지의 분위기를 가진 남성을 좋아하게 되는 미묘한 아이러니로 바꿔냈다. 이 과정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위해 고 감독은 "자칫 불편하게 보실 수 있다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다. 그래서 여성 스태프들과 계속해 상의를 하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예쁜 부녀관계에 먹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또 다른 딸 강재경(전혜진) 역시 아버지와 관계가 비틀어지면서 메인 빌런이 되는 서사를 갖고 있다. 이야기가 극적이고 극단적인만큼 작품이 과해질 것을 우려한 고 감독은 "땅에 발 붙인 연기를 하는 분들 모시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 적임자는 바로 배우 전혜진이었다. 고 감독은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하셨음에도 이전 작품에서 힘을 빼고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재경이와 잘맞겠다' '내가 빌런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전혜진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작업한 과정이 너무도 즐거웠다는 고혜진 감독. "그들도 그러셨길 바라요.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초보가 갖기엔 너무도 과분한 재료들이었는데, 다행히 훌륭한 재료들 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거 같아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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