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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훈, 소지섭, 윤경호 / 사진=DB |
최근 TV 드라마 시장은 '친밀한 리플리' 등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성장·복수극, '멋진 신세계' '닥터 섬보이' 등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 그리고 '내일도 출근!' 같은 현실 공감 서사가 주류를 이루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중년 남성들의 의리와 생존을 그린 정통 액션 누아르는 주로 OTT에서 명맥을 이어왔고, 지상파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가 됐다. '김부장'은 이러한 장르적 공백을 파고들며 오랜만에 지상파에 '남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내용을 담았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9.5%로 출발해 2회 15.7%, 3회 18.8%로 상승세를 타더니 4회 21.6%를 기록했다.
극은 남북을 오가며 활약한 전설적인 특수요원 김부장(소지섭)이 어느 날 사라진 딸 민지(서수민)를 찾아나서며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김부장은 오랜 친구 성한수(최대훈), 박진철(윤경호)과 힘을 모은다. 성한수는 전직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이자 태권도장 관장이며 박진철은 해병대전우연합회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특수부대 출신이다. 두 사람은 김부장의 조력자이자 분위기 메이커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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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장 스틸컷 / 사진=SBS |
3인 3색 매력도 돋보인다. 김부장이 절절한 부성애와 묵직한 액션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면, 성한수는 친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몸을 던지는 의리와 화려한 발차기 액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박진철은 평소에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책임지다가도 전투가 시작되면 "락앤롤!"을 외치며 프라이팬을 기타처럼 치는 시늉과 함께 괴력을 발휘해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세 사람의 끈끈한 브로맨스 역시 작품의 또 다른 흥행 포인트다. 특히 3회에서 김부장이 "미안하다. 너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말하자, 성한수는 망설임 없이 "민지의 휴대전화부터 추적하자"고 답하며 친구의 부탁을 선뜻 받아들인다. 설명이 필요 없는 두 사람의 깊은 신뢰와 의리는 이들의 관계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또한 4회에서 박진철은 동료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체포를 선택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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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부장 포스터 |
'김부장'은 단순한 '아재 드라마'에 머물지 않았다. 극 중 김부장은 민지에게는 다정한 아빠다.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고 밥을 챙기고, 교복을 다림질 하는 모습에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등 중년 남성들이 마주한 현실을 녹여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영화 같은 액션 연출이 더해지면서 장르적 완성도까지 확보했다.
최근 안방극장이 감정선과 관계성 중심의 서사에 집중해 왔다면, '김부장'은 오랜만에 '몸으로 부딪히는 액션'과 '남자들의 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정통 누아르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기존 장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청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투데이에 "그동안 TV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여성 시청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여성들의 판타지와 욕망을 반영한 작품들이 많았던 반면, 중장년 남성들의 판타지나 욕망을 담아낸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과거에는 대하사극 등이 그 역할을 했지만 그런 장르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남성 서사도 함께 감소했다"며 "최근 들어서는 그 공백을 겨냥한 작품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중장년 남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액션과 의리, 판타지를 결합한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김부장'도 그 흐름에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OTT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던 장르물이 이제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TV 드라마로도 확장되면서 이런 시도가 가능해졌다. 액션과 장르적 재미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장년 남성 시청층을 겨냥한 작품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며 "'김부장'이 신드롬을 일으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남성 서사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더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거다. '모범택시', '참교육' 등 도파민을 자극하는 장르물의 흐름 속에서 '김부장' 역시 중장년 남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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