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KOVO 신임 총재 "재미·국제 경쟁력 모두 잡아야…귀화도 나쁘지 않아"

최종수정2026.07.03 11:43:12
기사입력2026.07.03 11:32:12

[용산=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호진 제9대 총재가 선임됐다. 이호진 총재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취임식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본 행사에 앞서 이 신임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신임 총재와 함께 행정을 이끌어갈 엄재용 신임 사무총장이 동석했다. 먼저 이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오랫동안 프로배구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배구가 가진 가능성과 가치를 확인해왔다. 이제는 총재로서 V리그 전체의 발전과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 책임감 갖고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프로배구는 많은 팬들의 사랑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겨울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팬들이 더욱 즐겁게 배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리그 경쟁력을 높이고 선수 육성과 저변 확대, 국제경쟁력 강화등 미래를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하겠다"며 "팬 여러분의 사랑과 열정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신뢰받는 V리그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강조한 과제는 '재미있는 배구'였다. 이 총재는 "팬들이 재미를 느껴야 관중도 더 늘어나고 하나의 문화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KOVO에서 AI기반 판정 시스템을 만든다고 한다. 제가 봐도 어떨 땐 판정 시간도 길고 이게 맞나 싶은 판정도 있다. 빠르게 판정하는 것도 재미를 늘리는 일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구 일정이 들쑥날쑥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걸 어떻게 잘 만드느냐, 주말 경기는 어떻게 잘 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구 저변 확대와 선수 육성도 핵심 과제로 곱았다. 이 총재는 "지속 가능한 배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배구부가 계속 없어지면서 선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희 어머니도 세화여고 배구단을 만드신 것 같다. 사실 교장 선생님은 안 좋아하시는데 그렇게 자꾸 없애다 보면 배구가 설 자리가 없다. 실업이나 아마 스포츠하고도 연계를 맺어서 배구 선수 육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훨씬 더 재미 있고 기량 좋은 선수가 많은 배구를 만들어서 한국 배구의 세계 랭킹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해외와 교류도 많이 해야 한다"며 "흥국생명의 경우 감독과 코치진이 일본 사람이다. 선수들도 외국에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 어린 학생들도 해외 배구단과 교류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좋은 선수 베이스가 있어야 하고 그 선수를 기르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김연경을 선수 시절 일본에 보낸 거다. 당시 일본 구단에 유럽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시 내가 보기에는 기본기가 부족했는데 일본 구단에서 많이 키워준 것 같다. 이번엔 이다현 선수를 보내기로 했다"며 "외국 팀들이 한국에 와서 뛰는 걸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고, 우리 선수가 가서 뛰는 것도 공부가 된다. 외국에서 잘하는 코치와 감독이 와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귀화 선수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가대표의 경우 귀화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선수 층이 너무 얇다. 일단 단기적으로 어떻게 해서든 선수 보강을 해서 강화를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보면 생태계를 꾸려서 많은 선수들이 배출되도록 하고, 벤치 선수들이 실업 리그가 됐든 2군 리그를 뛰든 해야 경쟁력이 올라갈 것"고 힘줘 말했다. 또한 2군 리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단마다 선수가 많지만 코트에 나가 뛸 수 있는 선수는 별로 없다. 주전만 뛰는 게 아니라 앉아있는 선수도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2군 리그가 생겨 팀도 많아지고 해야 배구도 재밌어지고 경기 수도 늘어난다. 2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면 콘텐츠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KOVO는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대회의실에서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이 전 태광그룹 회장을 9대 총재로 선임했다. 이 총재가 V리그를 이끌게 된 배경에는 배구계와 깊은 인연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총재는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뉴욕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93년 흥국생명보험에 입사한 뒤 태광산업 대표이사 사장과 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2월부터는 흥국생명 배구단 구단주를 맡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을 차기 시즌부터 3년간 V리그 타이틀스폰서로 유치하며 KOVO의 재정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친인 고(故)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 회장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태광그룹은 1971년 태광산업 배구단을 창단한 이후 흥국생명 배구단을 운영하며 55년간 한국 배구와 함께해 왔다. 또한 태광그룹 산하 세화여중과 세화여고에서 배구부를 운영하며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 앞서 V리그 남녀 14개 구단 단장들 역시 구단주가 총재를 맡을 경우 리그 발전과 유소년 육성, 국제사업 등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이 전 회장을 차기 총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이호진 신임 총재의 임기는 2029년까지 3년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 속에서도 현장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이 총재가 과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물이 KOVO 총재를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여러 이유로 물러나 있었는데 총재를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묻자 이 총재는 "사실 저희 그룹은 여러 가지 장학 사업을 해왔다. 세화 장학재단, 세화 예술재단, 세화학원 등이 있다"며 "사회에 이바지 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저희 그룹 DNA에 있었다. 그게 계기가 됐다. 부모님이 배구에 기여한 만큼 저도 기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 자리로 이끌었다"고 답했다. 또 구단주와 총재의 역할 차이에 대해서는 "구단주로서 보면 저희 선수들만 쳐다보게 된다. 사실 남자배구 선수들 이름도 잘 모른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려고 한다. 공부해나가야 한다"며 "여자 선수는 구단주다 보니 다른 구단 선수들도 많이 안다. 이제는 구단주 때와 달리 넓게 봐야 한다. 배구 산업이나 배구 전체가 어떻게 발전할지 보는 입장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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