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2026.08.14 16:04:32
기사입력2026.08.14 16:04:22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근대 의사 안상호와 일본인 아내 가와구치 이소코의 혼인 과정에 대한 의혹이 나왔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인 구연수가 연결고리로 등장한 것.
14일 일요신문i 보도에 따르면, 안상호의 생애와 활동을 다룬 2007년 학회지 논문과 1985년 의학계 문헌 등에서 안상호와 일본인 아내 가와구치 이소코의 혼인 과정에 구연수가 등장한다.
한국민족운동사연구 학회지 53호에 실린 이정은 당시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논문 '최초의 근대 개업의 안상호의 생애와 활동'에는 안상호가 일본 도쿄의 의친왕 이강의 저택을 드나들던 과정에서 가와구치 이소코를 알게 됐으며, 두 사람의 관계를 구연수가 소개해 결혼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연수는 을미사변 당시 일본인 자객들과 함께 궁궐에 들어가 명성황후 시해에 관여한 조선인 협조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일요신문i는 '친일파 99인' 등을 근거로 구연수가 명성황후 시신 소각을 감독한 인물로도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구연수의 행적은 당시 일본 측 외교문서에서도 확인된다. 1899년 일본 공사 하야시가 외무대신 아오키에게 보낸 문서에는 구연수가 1895년 10월 8일 이른바 '왕비 시해 사변' 당시 대원군에 동조해 궁에 들어간 일본인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망명했던 구연수는 1907년 귀국한 뒤 일진회 평의원 등을 지냈으며 관직에 진출했다. 경무사와 통감부 경무관 등을 거쳐 경술국치 이후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 경무관으로 재직했으며, 말년에는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호 부부와 구연수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기록도 있다. 정구충이 1985년 펴낸 '한국 의학의 개척자'에는 가와구치 이소코가 의친왕저에서 사무를 보게 된 과정에 구연수가 관여했으며, 이후 안상호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책에는 가와구치 이소코가 1907년 3월 안상호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와 남편의 귀국을 준비했으며, 당시 머물렀던 곳이 '구연수의 자택'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자 정구충은 1974년 가와구치 이소코를 직접 만나 안상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하영의 부친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안상호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배경에 대해 의친왕이 일본 도쿄에 머물 당시 저택에서 일하던 여성을 소개받아 혼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여성과의 결혼 자체를 친일 행위와 연결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의친왕저에서의 인연'을 넘어, 혼인 과정에 구연수가 등장한다는 문헌 기록이 새롭게 제시됐다. 이에 대해 하영 측은 일요신문i의 질의에 "당장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영은 최근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관련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방송·광고계에서도 하영을 둘러싼 후속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8월 7일 방송분은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관련 온라인 클립도 비공개 처리됐다. S전자의 광고 영상과 의류 브랜드 광고 역시 비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넷플릭스는 14일 예정됐던 '이런 엿같은 사랑' 하영의 라운드 인터뷰를 취소했으며, 19일 공개 예정이던 웹예능 '유튜브 하지영' 출연분 역시 업로드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제훈과 함께 주연을 맡은 SBS 새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는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SBS 측은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