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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장동건 인터뷰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
영화 '보통의 가족'(연출 허진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 영화다. 헤르만 코흐의 원작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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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장동건 인터뷰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
앞서 '보통의 가족'은 지난해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된 바 있다. 장동건은 "저는 토론토 영화제에서 완성본을 봤었다.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기대감과 걱정들이 있었는데 해외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소소한 웃음 포인트에서 웃어주시는 걸 보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공감이 되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한국 관객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해외 관객들은 자막을 통해서 보는 반면, 한국 관객들은 실제 대사를 듣고 뉘앙스나 디테일을 보실 수 있으니 그만큼 흠도 더 많이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들은 국내 언론배급시사회 때 배급관에서 봤는데 토론토 영화제 같은 반응이 아니었다. 끝나고 인터뷰를 하러 가는 복도가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배우들과 '재판장에 가는 것 같다'고 했었다. 그러다 웃음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배우들과 마음이 놓였다. 포인트들이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의 가족'과 첫 만남에 대해 장동건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땐 반가웠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설경구 형이 캐스팅되고, 저한테 대본이 왔는데 너무 괜찮았다. 재규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겠더라. 그동안의 캐릭터들이 밖에서 끌어와 만들어서 덧붙인 연기를 하는 거였다면 재규는 제 안의 있는 걸 찾아서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대본을 읽고 설렜다. 또, 허진호 감독님과 작품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재밌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장동건이 맡은 재규는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가슴 따뜻한 소아과 의사다. 그런 재규에 대해 장동건은 "영화를 소개할 때 형 재완은 냉철하고 이성적이고, 돈을 밝히는 변호사라면, 재규는 원리 원칙 주의자에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선한 소아과 의사라는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저는 그 이면의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며 "지질하고 비겁한, 정형화되지 않은 인간의 본성들을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하게만 보이던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지만, 꺼내기 싫은 본성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 복합적인 것들이 재규의 안에 있다는 것이 보였다. 그런 부분을 연기할 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만인에게 존경받는 소아과 의사 재규는 아들 시호(김정철)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고뇌에 빠진다.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던 그는 극 초반부 아들의 자수를 종용하지만, 이후 내면의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런 재규의 모습을 두고 장동건은 "제삼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재규가 입장이 바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재규는 애초에 선택을 하려고 결심했던 사람이 아니다. 그냥 결심을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사람"이라며 "중반부 재규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갈 때 본성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그땐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은 모습이다. 그 장면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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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장동건 인터뷰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
'보통의 가족'에선 재완-지수(수현), 재규-연경(김희애) 부부의 식사 장면이 총 세 번 등장한다. 첫 번째 식사장면에선 화기애애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 감춰진 질투와 시기, 날 선 신경전들이 오간다. 이어 재완의 딸 혜윤(홍예지)과 재규의 아들 시호의 범죄가 드러나며 이들의 식사 장면은 갈등의 장이 된다. 끝내 마지막 식사 장면에선 각자의 상황과 신념, 가치관들이 끝없이 충돌한다. 그중에서도 재완과 재규는 작품 초반부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된다.
장동건은 "재규의 양면성이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생각한 포인트다. 단순히 선하고 착한 인물이었으면 매력이 없었을 것 같다. 마지막 디너 장면에서 재규는 자신이 형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욕까지 하게 된다. 그 장면에선 재규의 본성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며 "아들한테 손찌검을 하거나 인턴을 나무라는 장면에서도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이 사람이 하는 행동들이 본능에 내재된 것들이라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재규는 아들 시호의 범행을 알게 된 뒤 끝없이 갈등한다. 이를 연기한 장동건 역시 부모가 된 입장에서 더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장동건은 "시호를 연기한 김정철과 실제 제 아들과는 나이 차이가 좀 있다. 하지만 계속 눈을 보고 연기하면서 실제 제 아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더라. 어쩔 땐 생각하다가도 '퉤퉤퉤' 하기도 한다. 저도 모르게 나쁜 생각을 하게 되더라"며 "정철이는 정말 본능적으로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수부지 장면을 촬영할 땐 테이크를 갈 때마다 우는 연기를 했는데 계속 울컥거리게 됐다. 그 장면을 찍을 땐 실제로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장동건은 "제가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가치관의 변화보다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저는 선택의 순간이 올 때마다 비교적 잘 선택하는 편이었다. 이런 영화적 상황 속에 놓인 적은 없었는데 처음으로 실제 상상하게 됐다"며 "사실 정답은 다 알고 있다. 다만 제가 정말 정답대로 할 수 있을진 자신이 없어졌다. 영화에서도 이 딜레마 자체가 어른들의 선택에 따라 없었던 일이 될 수 있다는 상황이 되니까 본성이 나오기 시작하지 않냐.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스스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크고 작은 선택들에 그 사람의 본성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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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 장동건 인터뷰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제공 |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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