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스포츠윤리센터 초대 이숙진 이사장이 취임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인 인권 보호와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한 전담 기구로 지난해 8월 5일 출범했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의 신고 접수 기능을 통합하는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계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스포츠계 인권 침해 및 비리에 관해 조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노동조합이 스포츠윤리센터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지적하며 문체부와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냈고, 조사 전문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휘청거렸다.

결국 이숙진 이사장은 19일 사임서를 내고 스포츠윤리센터를 떠났다.

이 이사장은 "스포츠윤리센터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스포츠 선수의 기대와 여망을 해결하기에 매우 부실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출범했다"며 "핵심 업무인 조사 관련 경험이 있는 경력직은 팀장 이하 인력 중 2명에 불과했고, 대다수 인력은 사업, 행정, 홍보 경력의 직원들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과 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대책의 일화으로 출범을 서둘렀으나, 그에 걸맞는 필요 인력에 대한 정확한 직무분석과 이에 기반한 채용이 병행되지 못했다. 그 결과, 설립과 동시에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면서 "핵심 업무인 신고사건의 조사와 처리를 경험한 적이 없는 직원들과 일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조사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기에 한계가 존재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미 국회와 언론 등에서 설립실무지원반의 인력채용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센터 내부에서도 조사 인력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된 바 있다. 태생적인 한계를 직시하고 한시바삐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며 "응급처방이 아니라 스포츠 폭력과 인권침해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력있는 조사 전문 인력의 확보와 조직 개편 그리고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의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며 문체부가 이를 잘 수립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저의 역할과 노력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며 사직의 의사를 표한다. 고 최숙현 선수가 목숨으로 우리에게 던진 질문, 폭력없는 체육계를 위한 답을 찾아가는 일에 문체부와 스포츠윤리센터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주실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중앙여고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이 이사장은 여성학 박사로 학계에서 활동하던 여성·인권 전문가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고령화미래사회위원회·사회정책비서관실 행정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으로 발탁돼 일했다. 지난 2012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17년부터 여가부 차관으로 일하며 지난해 1월 체육계 성폭력 대책 발표를 맡기도 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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