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용기를 낸 이들이 '오은영 스테이'를 찾았다. 23일 첫 방송된 MBN 신규 예능 '오은영 스테이'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한데 모여 속얘기를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1> 이날 촬영은 경남 하동에 위치한 쌍계사 도원암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100년 전 무릉도원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진 장소였다. 드디어 참가자 8명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마흔 살 통금' '마스크걸' '원테이블' '손톱' '30대 연습생' '무균맨' '결.포.남' '예스맨'이라는 이름을 갖고 등장했다. 처음으로 한 곳에 모인 참가자들은 오은영, 고소영, 문세윤과 인사를 나눈 뒤 체크인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어 '오은영 스테이'에 오게 된 사연을 간단히 언급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2> 오후 1시가 되자 고소영은 부엌에 들어가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날의 메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한 '와플 비빔밥'이었다. 고소영은 배고플 참가자들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재료를 썰고, 섞고, 구우며 비빔밥을 만들어갔다. 그러나 한 스태프가 "타는 냄새가 난다"며 걱정스럽게 말하자, 와플팬을 열어본 고소영은 밥이 과하게 구워져 한 면이 타버린 모습을 보게 됐다. 급기야 밥은 과자가 연상될 정도로 딱딱해져 버렸다. 이에 그는 "다시 해야겠다. 이건 편집해 달라"며 허당미를 발산,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만든 와플 비빔밥은 전과 달리 맛도 비주얼도 성공적이었다. 또한 고소영은 참가자 '마스크걸'이 쌀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토르티야를 활용해 그를 위한 음식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완성된 음식을 맛본 참가자들은 "정말 맛있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였다. <@3> 식사를 마친 후 오 박사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의 상처를 키워드로 작성한 참가자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그는 "어떤 누구도 여러분들을 재단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경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이는 원테이블이었다. 그는 '악재'를 키워드로 꼽았고, "골목식당이 백종원 선생님께 코칭을 받는 프로그램에 출연��다가 악성 댓글을 잔뜩 받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결국 가게를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제 중이던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다"며 "악플의 영향이 없었다곤 할 수 없다. 남자친구 집에서 절 싫어하셨다. 결국 혼자 음악 듣고, 술을 마시면서 1년을 넘게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에 오 박사는 "불특정 다수의 공격을 받은 거다. 이렇게 되면 세상을 믿을 수 없게 돼 불신이 생긴다"며 "더 심해지면 내가 날 못 믿는다. 인간은 살면서 건강, 재산, 명예 등 여러 가지의 상실을 경험한다. 배신도 관계 상실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테이블 님은 너무나 많은 상실을 단기간에 연타로 경험했다. 상실은 우울을 동반한다. 그리고 우울 위로 화가 덮인다"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흘러가는 물처럼 때론 흘려보낼 필요가 있다. 원테이블 님이 들은 건 도움도 안 되고 필요도 없는 이야기들이다. 지금 중요한 건 '원래의 나'를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4> 뒤이어 '30대 연습생'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성인 남자'를 키워드로 작성한 그는 "아이돌 연습생으로 20대를 전부 보냈다. 하지만 번번히 데뷔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연습생 생활 동안 저보다 나이가 많은 성인 남자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많았다. 하지만 전 거절도 잘 못하고, 그들이 두렵고 식은땀이 났다. 처음 들어간 회사는 제가 나가겠다고 하니 절 협박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버지는 제가 어릴 적부터 알코올중독이셨고, 가정폭력을 일삼았다. 그러다 어머니가 안 좋은 선택을 시도하시는 걸 목격하기도 했다"고 눈물을 보이며 "아버지가 외도까지 하면서 두 분이 이혼을 하시게 됐고, 남은 세 식구끼리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이사하는 날 아버지가 찾아와 물건들을 다 부수었다. 결국 제 손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지금은 아버지와 연락을 끊은 지 10년이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부모 중 한쪽이라도 알코올중독이면 자녀도 같은 문제를 겪을 확률이 50% 이상이다. 전 그냥 100%라고 말한다"며 "30대 연습생 님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버지는 원래 날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인데 날 공격했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일 뿐이다. 이젠 어떻게 회복을 해나가느냐가 과제다. 남은 인생엔 행복한 일이 더욱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한편 방송 말미 '마흔 살 통금'의 어머니가 촬영장을 기습적으로 찾아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소식을 들은 마흔 살 통금은 크게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