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끼리끼리'가 멤버들'끼리'는 안 되는 모순적인 상황과 마주했다. 특별 게스트가 투입된 후에야 하락세를 면한 형국이다.

2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끼리끼리'는 시청률 1.9%, 2.8%(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1.2%, 1.3%보다 각각 0.7%P, 1.5%P 상승한 수치로, 1%대 초반에서 고전하던 시청률이 가까스로 2%대에 돌입했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끼리는 이뤄내지 못한 상승세다.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출신 임영웅, 영탁을 내세운 반쪽짜리 승리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임영웅, 영탁이 출연해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미스터트롯' 출연 당시 서로의 라이벌로 꼽히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디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임영웅은 "영탁이 무대에서 윙크하면 보기 싫다"고 말하는가 하면 영탁은 "처음 임영웅은 내 라이벌감이 아니었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또한 두 사람은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임영웅은 "얼른 팬분들 만나고 싶은데 코로나19로 만나 뵙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끼리끼리'는 다수의 출연자가 성향끼리 나뉘어 펼치는 국내 첫 성향 존중 버라이어티다. 특히 박명수, 장성규, 인교진, 이수혁, 은지원, 황광희, 이용진, 하승진, 정혁, 성규 등 10인의 고정 멤버를 내세우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려 했다.

그러나 사공이 너무 많았던 걸까. 정작 베일을 벗은 '끼리끼리'는 매회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다 지난 12일 1부 시청률이 0.8%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방송된 MBC 오디션프로그램 '언더나인틴' 이후 첫 0%대의 기록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고 제작진은 '미스터트롯'을 택했다. 최근 출연만 하면 시청률 상승을 견인하는 '미스터트롯' 출신을 최종 병기로 사용한 것.

'미스터트롯' 1, 2위에 오른 임영웅, 영탁은 출연 자체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고정 아닌 게스트였던 두 사람의 후광 효과는 단발성에 그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 시청률 하락의 전례도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은 4.8%, 4.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이 등장했던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9.3%, 10.6%보다 각각 4.5%P, 6.6%P 대폭 하락한 수치로, 시청률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시청률 보증 수표인 '미스터트롯'은 사라짐과 동시에 효과를 잃고 있다. 때문에 '끼리끼리' 역시 본래의 시청률로 복귀할 확률이 높은 상황.

무너진 탑에 본드만을 들이부은 격이다. 본드가 휘발되면 다시 탑이 무너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할 터. '끼리끼리'가 당장 필요한 것은 본드가 아닌 단단한 내구성이 아닐까, 아쉬움이 드는 순간이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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