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 다른 인연…'낮과 밤은 서로에게', 김종관이 빚은 또 하나의 세계 [31th BIFF 종합]

입력2026년 10월 06일(화) 15:20 최종수정2026년 10월 06일(화) 15:20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 김종관 감독, 배우진 / 사진=권광일 기자
[부산(해운대구=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김종관 감독과 배우들이 국내 최대 규모 영화제의 문을 활짝 열었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축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김종관 감독과 배우 김민하, 주종혁, 한선화, 장률, 심은경, 전소영, 김동휘, 정지혜 프로그래머(모더레이터)가 참석했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 도심 속 하나의 카페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에 머물다 간 네 쌍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와 인연을 그렸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 '조제'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 정지혜 프로그래머, 김종관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이날 김종관 감독은 "사소함의 의미에 집중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커다란 환영에 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려면 상업영화보단 저예산영화를 했어야만 했다. 여백을 두는 걸 좋아하고 배우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 부분들을 다 고려해 캐스팅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번 개막작은 규모는 작지만 작품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창작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빚어낸 빼어난 작품이라 본다. 개막작 선정 주요 기준 중 하나는 관객분들께서 두 시간가량 극장에서 보실 때 무리없이, 재밌게 볼 수 있으실지다"라며 "올해 개막작은 기준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감독님과 배우분들의 하모니, 연기의 내공이 고스란히 전달된 작품이라 전 연령층이 즐기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살자(들)' 사태와 관련된 질문에는 김 감독을 대신해 정 프로그래머가 마이크를 들었다. 헤당 물음엔 "개막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므로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 기존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나간 입장이 존재한다"고 선을 그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 참석진 / 사진=권광일 기자

유진 역의 김민하는 "GV도 많이 다니고 영화도 챙겨본 감독님의 오랜 팬이었다"며 "토론토에서 대본을 읽고 바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글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1년 반 뒤에 촬영을 했다. 제 에피소드를 촬영하는 날이 우연히도 생일이었다. 감사한 마음이 깊게 남는다"고 운을 뗐다.

유진과 카페에서 마주치는 현오 역의 주종혁은 "촬영하면서 이렇게 편안한 적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것도 자유롭게 시켜주셨다. 많이 의지가 됐다"고 밝혔다.

느닷없이 재회하는 중학교 시절 친구 상미와 영민은 한선화, 장률이 맡았다. 한선화는 "저도 오늘 생일이다. 감독님의 작품으로 선물을 받게 된 기분이라 행복하다"며 "부산 여행 중에 대본을 받았다. 신기했다. 제가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를 너무 좋아한다. 거기에 내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궁금증이 많은 시퀀스였다. 상미라는 인물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변주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사실 처음엔 제가 톤을 잘못 잡았다. 잔잔한 느낌을 생각하고 리딩을 준비해갔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고 웃었다.

장률은 "여행을 가던 차 안에서 대본을 읽었다. 너무 재밌게 읽어서 하루빨리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느껴지는 것과 느껴지지 않는 것을 생각했다. 몸이 반응하는 대로 연기하려 노력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낮과 밤은 서로에게 기자회견 김종관 감독, 배우진 / 사진=권광일 기자

심은경은 영화감독 동남(이희준)과 불꽃 튀는 첫 만남을 가지는 웹소설 작가 혜진 역으로 분했다. 그는 "역할이 어렵게 다가왔다. 제겐 없는 성격을 가졌고, 연기해보지 않은 느낌의 캐릭터였다. 왜 감독님께서 이 역할을 제게 제안하셨을까 궁금증이 있었다"며 "짧은 기간의 촬영이었지만 또 다른 역할에 도전하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아이돌 준비생 나경 역은 전소영이 연기했다. 전소영은 "제 인생 두 번째 작품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카메라에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어떻게 대사를 뱉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감독님과 선배님들께서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덕분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며 "동휘 선배님께서 연기를 정말 잘하셔서 많은 도움을 많았다. 감독님께서 촬영장 분위기도 편안하게 만들어주셔서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내용과 관련된 질문엔 "촬영 당시 22~23살이었다. 연애도, 헤어짐에도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희는 서툰 이별이라 보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데 보신 분들은 성숙한 이별이라고 느끼신 것 같다"며 "찍은 사람과 보는 사람의 해석이 다른 게 저희 영화의 매력인 것 같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웃어 보였다.

나경의 연인인 종수 역의 김동휘는 "저 역시 학생 때부터 감독님 영화를 챙겨 봤다"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소영 씨도 경력에 상관없이 좋은 에너지를 주셨다. 입대 3일 전에 촬영을 마쳤다. 제 연기에 대해 제가 얘기할 건 아니지만 다른 분들이 잘해주셔서 정말 재밌게 봤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아직 어려서 성숙한 이별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으니, 나경이를 생각하며 보내주는 게 맞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11월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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