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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 사진=CJ ENM |
추석 연휴를 맞아 23일 개봉한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제작 싸이더스, 이하 '타짜4')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 영화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 '타짜'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이자, 2006년 시작된 영화 '타짜' 시리즈의 20주년을 장식하는 작품이란 점에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타짜'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2006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최종 관객 수 684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조승우와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등 배우들의 강렬한 캐릭터와 긴장감 넘치는 도박 장면은 작품의 흥행을 이끈 주요 요소였다. "묻고 더블로 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등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대사를 남기며 한국 범죄 영화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타짜: 신의 손' '타짜: 원 아이드 잭'으로 이어진 시리즈는 매번 새로운 인물과 도박판을 선보이며 세계관을 확장해 왔다. '타짜4' 역시 기존의 판을 벗어나 온라인 카지노와 글로벌 도박판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한다. 특히 단순히 화투와 카드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거대해진 판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욕망과 복수를 풀어내려 한 점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다운 규모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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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 / 사진=CJ ENM |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은 영화의 분명한 강점이다. 변요한은 성공에 도취된 장태영과 모든 것을 잃은 뒤 복수를 꿈꾸는 인물의 감정선을 오가며 중심을 잡는다. 노재원 역시 장태영과 대립각을 세우는 박태영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눈동자의 움직임까지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조우진과 윤경호, 문지훈(스윙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탠다. 주연 배우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이 각기 다른 개성과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미요시 아야카, 이하라 츠요시, 홍 다오 등 해외 배우들의 합류 역시 글로벌 설정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도박 장면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역시 작품이 놓치지 않은 부분이다. 누가 상대를 속이고 있는지, 언제 판이 뒤집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인물들이 각자의 목적을 숨긴 채 한 테이블에 모이는 순간에는 '타짜' 특유의 심리전이 살아난다. 거액이 오가는 도박판을 배경으로 욕망이 충돌하면서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다만 불편하게 다가오는 지점도 분명하다. 그중 하나가 여성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성 인물들이 서사의 중심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남성 캐릭터의 욕망이나 사건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처럼 소비되는 장면들이 반복된다. 존재 이유와 역할을 충분히 확장하지 못한 채 소모하고 마는 방식은 2026년 개봉작이란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불필요하게 삽입된 듯한 베드신도 몰입을 방해한다. 이야기 전개나 캐릭터의 감정선을 강화하는 장면이라기보다 자극을 위한 장치에 가깝게 다가온다. 결국 장면이 서사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의문을 남긴다.
'타짜4'는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부담과 기대를 동시에 짊어진 영화다. 새로운 무대,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 인물 간 심리전 등 볼거리는 분명 존재한다. 반면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과 일부 자극적인 장면은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듯한 인상을 남긴다. '타짜'가 남긴 강렬한 유산을 잇는 동시에, 지금의 관객에게도 설득력을 얻기 위한 고민은 다소 미흡했다. 러닝타임 129분. 청소년 관람불가.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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