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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오요안나 / 사진=SNS |
지난 10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프리랜서 등과 같이 노동을 제공함에도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방송산업 직종별 종사자 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종사자 37015명 중 비정규직 종사자 수는 3928명(약 10.6%)에 달한다. 이중 PD는 전체 4989명 중 394명(약 7.9%), 아나운서는 639명 중 132명(약 20.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PD와 아나운서들이 비정규직 형태로 방송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故 오요안나가 속했던 MBC뿐만 아니라 KBS, SBS 기상캐스터들도 프리랜서 신분이다. 날씨 뉴스를 전하는 것 외에도 예능 프로그램이나 모델 등으로도 활동하면서 자유로운 편이지만, 법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으로 보호받기 힘든 상황이다. 안 위원장은 "대다수의 프리랜서는 저임금, 사회안전망 미비 등 열악한 조건에 처해있고,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취급되어 근로기준법 등 각종 노동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할 경우 문제 제기할 통로가 전혀 없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낮은 직업 안정성으로 인해 프리랜서 및 비정규직 방송 종사자들은 고용 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단체 '엔딩크레딧'은 지난 4일 "이번 사건은 MBC 내부에서 무늬만 프리랜서들이 불법 부당한 피해를 입었을 때 상식적인 경로로 올바르게 해결할 수 없음을 드러낸 사례"라며 "'프리랜서 계약서'는 신고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족쇄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방송작가들이 주축이 된 MBC 차별없는노조는 6일 성명문을 내고 "기상캐스터나 리포터 직군은 일의 특성상 방송에 얼굴이 나와야 가능한 일이기에 동료를 짓밟을 정도로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며 "프리랜서 채용으로 사람을 소모하고, '을'끼리 싸우지 않도록, MBC는 방송국 내 비정규직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가 프리랜서였던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예비적 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故 오요안나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10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故 오요안나 관련 외부 법률 자문을 진행한 결과 근로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 근거로 故 오요안나가 형식적으로는 프리랜서 위임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로는 MBC의 지휘·감독 아래 근무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는 점을 들었다. 보고서에는 1개월 간 방송 준비 과정(직무 교육)을 수료한 점, 결원 발생 시 MBC가 대체 인력을 직접 지정한 점, 보수 지급 방식, 출퇴근 시간 및 휴가 통제 정황 등이 제시됐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프리랜서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프리랜서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출근을 하고 원래 고용돼서 활동하는 근로자들과 업무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면 근로자성을 인정한다"고 짚었다. 앞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사건번호: 대법 2022다222225)는 판례도 있다.
노 변호사는 "故 오요안나 씨는 단순히 프리랜서로 보기에는 요지가 있겠지만 사실상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MBC에서 활동을 했고 MBC의 사규에 따른 규율을 받는데, 형식은 프리랜서 계약으로 체결했다 해도 실제로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를 갖고 법적으로도 근로자의 지위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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