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안산이 한국 스포츠와 양궁의 역사를 다시 썼다.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리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승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승리하며, 대한민국 선수단 다섯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안산은 앞서 혼성 단체전(안산, 김제덕)과 여자 단체전(안산, 강채영, 장민희)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여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면서 3관왕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올림픽 3관왕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각각 3관왕에 올랐던 안현수와 진선유 뿐이었다. 안산은 한국 올림픽 역사상 세 번째 3관왕에 올랐다. 하계올림픽 3관왕은 안산이 처음이다.

또한 안산은 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3관왕을 차지한 첫 번째 선수가 됐으며, 한국 양궁 신궁 계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극적인 금메달이었다. 안산은 여자 개인전 32강에서 장민희, 8강에서 강채영이 탈락한 가운데,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다.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안산은 흔들리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매켄지 브라운(미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결승전 상대는 8강에서 강채영을 꺾었던 오시포바였다.

안산과 오시포바는 1세트에서 28-28 동점을 기록하며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안산이 3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30-29로 승리, 세트 승점 3-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오시포바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안산은 3세트 첫 발에서 8점을 쏘는 실수를 했다. 결국 3세트를 27-28로 내주며 세트 승점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4세트에서도 27-29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5세트. 안산은 위기에서 더 강했다. 10점 2개를 포함해 29점을 쏘며, 29-27로 5세트를 따냈다. 결국 세트 승점 5-5를 기록한 두 선수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이미 슛오프에서 승리를 맛본 안산은 여유가 있었다. 먼저 10점을 쏘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반면 오시포바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8점에 그쳤고, 결국 안산이 금메달의 주인이 됐다.

시상대에 오른 안산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3관왕을 자축했다.

한편 한국 양궁은 31일 남자 개인전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과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남자 양궁 개인전에는 김우진이 16강에 진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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