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안산의 심장은 담대했다. 벼랑 끝 위기에서 더 강해졌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리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세트 승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안산은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다섯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또한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을 모두 석권하며 3관왕에 등극했다. 안산은 대한민국 선수단 첫 하계올림픽 3관왕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극적인 금메달이었다. 안산은 앞서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 등극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과거 SNS상 활동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여자 개인전에 함께 출전한 강채영과 장민희가 각각 8강, 32강에서 덜미를 잡히면서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산은 위기에서 더 강해졌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승부사 본능이 빛났다. 안산은 이날 준결승전에서 매켄지 브라운(미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슛오프는 단 한 발의 화살로 승부를 결정한다. 같은 점수를 쏘더라도 표적 중앙에 얼마나 더 가까운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그만큼 선수들의 부담감이 크다. 그러나 안산은 흔들리지 않았다. 10점을 쏘며, 9점에 그친 브라운을 제치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은 더 극적이었다. 안산은 4세트까지 세트 승점 3-5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마지막 5세트에서 동점만 기록해도 금메달을 내주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산은 5세트에서 기어이 승리하며 승부를 슛오프로 끌고 갔다. 이미 한 번 겪었던 슛오프는 안산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안산은 10점을 쐈고, 오시포바는 8점에 그쳤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막내이면서도, 누구보다 담대한 심장을 보여준 안산은 한국 스포츠와 양궁의 새로운 역사를 쓰며 도쿄 올림픽을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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