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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선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
조한선은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로 완벽 변신했다. 그는 드림즈를 군림하던 1군 선수의 모습부터 트레이드 후 복수를 품는 모습까지의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보여 주며 '인생캐릭터' '임동규 그 자체'라는 평을 모았다.
쏟아지는 호평과 커지는 관심에 조한선은 "어떨떨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관심을 받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저 민폐 끼치지 않고 내 역할 성실히 하자고만 생각했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극 초반 악역으로 활약하며 큰 임팩트를 안긴 임동규였다. 그는 당시 시청자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SNS에 욕을 엄청 하시더라"며 "욕을 먹는 건 괜찮았는데 욕하시던 분 중에 '임동규 선수, 욕해서 미안해'라고 하시더라. 책임감도 생기고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렬한 인상은 긴 여운을 남겼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조한선이 특별출연이라는 사실에 아쉬움과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의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제가 특별출연인 걸 몰랐다. 자막에서 이름을 보고 알았다. 감독과 회사에게는 왜 특별출연인지 안 물어봤다. 이유가 있어서겠지 생각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략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특별히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2화까지 임팩트를 줄 수 있도록, 캐릭터가 입체감 있게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공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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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선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
조한선은 임동규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날카로운 이미지를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또 야구선수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야구선수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그는 "임동규는 야구를 하는 선수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스포츠 외적인 부분이 많은 캐릭터다. 특히 백승수(남궁민) 단장과 부딪히는 장면이 많았다"라며 "날카롭고 매서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벌크업보다 살을 뺐다. 약 7kg 정도를 감량했다"고 전했다.
이어 야구 실력에 대해 "아무리 연습을 해도 공을 칠 수 잇는 능력이 안 되더라. 투수가 던지면 야구공을 칠 수 있는 실력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부족했던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그는 기본기를 쌓는 연습에 몰두했다. 여기에는 한화 소속 김태균 선수가 큰 도움을 줬다.
그는 "한 달 반의 준비 기간 동안 야구 연습에 매진했다"며 "제일 많이 연습한 건 자세였다. 제가 야구화를 신고 유니폼, 헬멧, 장갑을 착용하고 배트를 잡았을 때 자세가 어색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자세의 루틴, 스윙까지 교정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태균 선수한테 자세에 대한 걸 많이 물어봤다. 김 선수가 직접 자세를 찍어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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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선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
임동규 역에 100% 녹아든 조한선은 '스토브리그'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로 동료들을 꼽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스태프분들과 동료 배우들이 날 임동규처럼 대했다. 촬영 시작하면 분위기가 그렇게 된다. 주고받는 대화들이 그렇고 SNS에서도 그렇게 대화한다"며 "지금도 임동규처럼 인터뷰를 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어색하지가 않다. 조한선으로 인터뷰하는 게 어색하다. 제게도 재밌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임동규만큼이나 타 배우들도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조한선은 "'스토브리그' 배우들이 정말 다 선수들로 보였다. 강두기(하도권), 로벌트길(이용우)가 정말 강두기와 로버트길처럼 보인다. 특히 서영주(차엽)은 너무 웃겨서 촬영을 못 할 정도였다"며 "저는 다 선수로 보인다. 현장 가면 다 배역 이름으로 부른다. 자연적으로 하나가 된 것 처럼 팀이 형성됐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유쾌함 속에서 돈독해진 배우들은 '스토브리그' 명대사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는 방송에서 큰 화제가 됐던 '동규 동규 임동규' 응원가에 대해 "애드리브였다.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저희가 직접 짜게 된 것"이라며 "감독님과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감독님이 유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친정집(드림즈)으로 돌아왔을 때의 기억을 살려서 유쾌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브리그' 인기가 커져가며 배우들 사이에서는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그는 "주변에서 시즌2 얘기를 너무 많이 하시더라"면서 "저희는 일단 지금 하고 있는 것부터 잘 끝내자라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시즌 2에 참여하겠냐"는 질문에 "다같이 하면 하겠다. 저만 한다고 하면 혼자서 해 나갈 자신이 없다"며 동료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한선은 갈등 관계에 있었던 남궁민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남궁민을 정말 업어주고 싶었다. 그의 역할이 정말 힘들고 대사량이 많았다. 힘내라고 업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궁민 형이랑 연기해 보는 건 처음이었다. 궁금한 것도 많았는데 이번 작품하면서 형에게 많이 배웠다. 가끔 가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 준다. 뼈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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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선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
그는 '스토브리그'에서 말 그대로 빛을 발했다. 그러나 인기의 절정을 맞게 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1년 맥주 CF로 데뷔한 조한선은 이후 시트콤 '논스톱', 영화 '늑대의 유혹' '연리지' '열혈남아'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정작 뚜렷할 만한 필로그래피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조한선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조한선은 "제가 필모그래피가 탄탄한 배우는 아니다. 뚜렷한 작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항상 신경 쓰였다. 알려진 부분은 없고 뭔가를 계속 하지만 대중들은 그 사실을 몰라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더 매달리고 싶었다.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았지만 그는 계속 달려왔다. 조한선은 "사실 전 열심히 다 한다. 독기를 안 품을 수 없는 위치였고, 선택권이 많이 않은 배우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악착같이 앞만 보고 달려갔던 그에게 아내는 길잡이 같은 존재였다. 그는 "제 와이프가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결혼하고 나서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하고 결혼하기 전과 결혼하고 나서 작품을 대하는 게 많이 달라졌다. 가장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아내는 길잡이이자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그는 "아내는 제가 연습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게 묵묵히 지켜봐준다. 그게 참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예민할 수 있는데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지켜봐 주고 나서 재밌다고 해 주는데 그게 참 가슴에 와닿더라"며 아내를 향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뒤늦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조한선은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의 작품들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부족하고 모자라서 더 채워야 된다는 생각만 든다"며 "더 좋은 작품을 연기할 수 있도록 집요하게 파고들고 연구하는 것만이 팬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요한 연습 벌레인 그는 이제 임동규가 아닌 조한선으로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숱한 노력과 연습을 거쳐 진정한 플레이어로 거듭난 조한선이 또 한 번의 홈런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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