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그룹에서 솔로로. 비투비 멤버 임현식이 첫 홀로서기에 나섰다. 비투비를 떼고 온전한 제 이름 석 자 임현식으로 무대에 오를 그는 데뷔 후 처음이자 군 입대 전 마지막이 될 자신의 솔로 앨범에 만족감과 동시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임현식의 이번 앨범 '랑데부(RENDEZ-VOUS)'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랑데부'는 임현식에게 의미 깊은 음반이다.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하는 솔로 앨범이기 때문.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는 첫 솔로 앨범인 만큼 떨림과 설렘을 감출 수 없을 터. 임현식은 "어렸을 때부터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앨범 준비를 하면서 부담도 되고, 욕심이 많이 났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개운한 느낌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주 공간에서 조우한 두 대의 우주선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같은 속도로, 같은 궤도로 나란히 비행하는 것을 일컬어 프랑스어로 '랑데부'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의 '랑데부'는 '만남'을 뜻하기도. 첫 솔로 앨범으로 팬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기념하고자 하는 임현식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렇듯 '랑데부'를 관통하는 주제는 '우주'다.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임현식은 첫 솔로 앨범의 메인 테마를 우주로 설정하고, 6개의 수록곡에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만남(RENDEZ-VOUS)과 연결(DOCKING), 사랑(DEAR LOVE) 등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이렇듯 그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담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우주였다. 임현식은 "어렸을 때부터 우주를 좋아했다. 우주는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많다 보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마음"이라며 "죽기 전에 한 번은 우주를 꼭 가보고 싶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서 제 음악을 듣고 싶다"고 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우주라는 주제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터. 그러나 임현식은 좋아하는 우주에 누구나 겪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사랑 등을 쉽게 녹여내려 애썼다. 그는 "사전적 의미만 찾아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가사를 적었다. 사실 처음에는 좀 어려웠었는데 수정하면서 쉽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임현식이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것은 물론, 앨범 콘셉트, 디자인, MD, 콘서트 기획에도 참여해 앨범 전체에 자신을 녹여내려고 했다.

그는 "제가 계획했던 날짜는 원래 9월이었다. 그런데 작업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한 게 있어서 이제서야 발매가 된다. 군대도 가야 해서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었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들을 다 하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은 더 채워서 나중에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솔로로 한번 시작했으니 다양한 음악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군대에 다녀와서는 시간적 압박감이 없기 때문에 천천히 오래 준비해서 지금 앨범보다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솔로로 첫 앨범이자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앨범의 만족도는 70% 정도. 30%의 아쉬움은 '완벽'을 추구한 임현식의 앞을 가로막은 '시간'이었다. 92년생인 임현식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미니 앨범이 아니라 정규 앨범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제 성격이 워낙 섬세해서 만든 후에도 하나하나 다 체크하는데, 그게 좀 모자랐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누구나 거쳐야 할 관문. 이미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의 영향인지 임현식은 유난히 덤덤했다. 군대는 그의 걱정거리가 아니였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이번 앨범 '랑데부'였다.

임현식은 "군대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 막상 가면 또 모르겠지만 마음이 편할 것 같고 그 시간이 좋을 것 같다. 멤버들도 내 시간이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라며 "다녀와서는 제가 더 성장해 있을 것 같은데, 군대에 가기 전에 제가 만족하지 못하고 갈까 봐 그게 걱정이다. 영장이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 군대를 준비하기 보다는 이번 앨범을 확실하게 잘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군대에서도 꾸준히 곡을 쓰고, 제대 후 악기 레슨을 받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최근 적지 않은 아이돌 가수들이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주목받았지만 편곡까지 직접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버지인 포크 가수 임지훈의 끼를 물려받아 어릴 적부터 악기를 다뤄온 임현식은 이례적으로 솔로 앨범의 기타, 베이스, 드럼, 신디사이저, 컴퓨터 프로그래밍, 코러스까지 홀로 해내며 아이돌 편견에 가두기 아까운 만능 아티스트 면모를 입증했다. 이것이 임현식의 '자부심'이었다.

그는 "작사, 작곡, 편곡까지 다 한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모든 사운드 악기를 혼자 만들었다는 게 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부족한 건 있지만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해냈다는 게 뿌듯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렇듯 임현식에게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터무니 없는 기대는 아니었다. 7명의 멤버들과 7년간 탄탄히 다져온 '비투비'라는 견고한 공간이 불안을 기대로 만들었다.

비투비는 많은 아이돌 그룹이 재계약 시점인 7년을 주기로 해체 혹은 탈퇴를 겪는 것과 달리 재계약에 성공한 것은 물론 탄탄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저희는 천천히 성장한 그룹이다. 예전부터 솔로 활동 생각은 있었지만 비투비가 더 올라갈 곳이 있다 보니 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에 집중했다. 그게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며 "저희끼리는 오래오래 같이하자는 말을 습관적으로 많이 한다. 1위를 하기 전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긍정적인 멤버들이 있었기에 힘을 내서 같은 꿈을 향해 달려왔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든든한 멤버들을 떠나 혼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 그는 "제 목소리로만 한 앨범을 채우는 게 부담도 됐다. 어떻게 하면 감동을 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비투비 음악도 그렇고 제 음악도 그렇고 오래 사랑받는 음악이길 바란다. 발매한 후에 바로 알지는 못하더라도 나중에 우연히 들어도 좋다고 느껴질 만한 노래이길 바란다. 아이돌 팬덤뿐 아니라 인디 음악, 밴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듣고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솔로로서의 처음, 20대의 마지막. 이번 앨범은 임현식에게 많은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그는 굳이 욕심내려 하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물은 이미 나왔다. 이번 앨범은 누군가에게 받는 인정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 꿈은 과거에 있거나 현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임현식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오래오래 저 스스로를 갈고 닦아서 아티스트로서, 또 뮤지션으로서 그리고 비투비 멤버로서 항상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래 노래하는 것, 그게 제가 바라는 꿈이에요."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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